07.23(목)
  • 서울  17℃
  • 인천  16℃
  • 대전  15℃
  • 광주  16℃
  • 대구  17℃
  • 울산  16℃
  • 부산  19℃
  • 제주  17℃

건축뉴스

[서양근대건축사]얀 다이커(Jan Duiker, 1890-1935)와 베르나르드 베이푸트(Bernard Bijvoet, 1889-1979)
2014-10-02 16:35:43  |  아키포털 

  근대주의건축에 가장 잘 맞았던 프로그램

조네스트랄 결핵요양원(Jonnestraal Saanatorium, 1926)

기하학적 명징함, 흰색으로 마감된 순수한 덩어리, 중력이 사라진 듯한 날렵하고 가벼운 벽체와 바닥, 이로 인한 투명성 그리고 밝은 실내. 이것들은 근대주의건축(Modernism in architecture)하면 떠오르는 일반적인 이미지다. 이 이미지는 17세기 이후로 서구 지적 흐름의 전면에 등장했던, 이성이 추구하고자 했던 불확실성 종식의 가시적 결과일 텐데, 2세기가 지나서야 뒤늦게 시각적으로 드러난 것을 보면 인류가 행하는 모든 지적 활동을 예술로 봤을 때 헤겔이 주장한 바대로 건축은 모든 예술 중 가장 늦게 발현될 수밖에 없는 실제/실재성을 태생적으로 내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건축적 이미지의 등장은 새로운 기술과 재료, 새로운 프로그램의 출현 그리고 경제 체계의 변화 등 시대정신이라고 볼 수 있는 관념의 발현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지금이야 민주주의, 자본주의 그리고 더 나아가 신자유주의가 이 세계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로서 득세하고 있지만 초기 근대주의건축의 이데올로기는 사실 사회주의에 더 가까웠다. 저렴한 시공방식과 깨끗한 거주환경 그리고 무계급의 미학(양식을 거부하는)은 도시로 몰리는 근대적 노동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그림1)

거주의 개념은 시대정신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고갱이었기 때문일까, 근대주의건축이 제안하는 새로운 주거 형식의 성공 여부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다. 반면 근대철학과 근대주의건축이 추구하는 바와 꽤 잘 맞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병원, 감옥, 학교다. 이 세 프로그램은 통제(불확정성의 종식 내지는 삭제)라는 근대적 이념을 가지고 치유, 개선, 교정, 사회화라는 것을 시도했다. 수행할 기능의 명징함은 이 새로운 건축 형식과도 잘 맞았다. 이번 호에 소개할 조네스트랄 결핵요양원은 이 중에서도 초기 근대주의건축의 이데올로기와 가장 잘 맞는 새로운 프로그램이었지만 가장 단명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항결핵제의 개발과 거주지의 위생상태 개선으로 20세기 중반에 급격하게 줄어 굳이 이 같은 건물을 더 이상 지을 필요가 없었다). 도시로부터 격리돼 풍부한 자연광과 신선한 공기를 공급받는 것은 당시 결핵치료의 중요한 요소였다. 공해의 온상인 도시와 격리돼야 하는 필연성으로 인한 일상적/시간적 맥락의 자연스러운 부재, 입면의 투명성과 자유로운 개폐성, 명징한 기능적 해석, 거기에 위생적 느낌의 백색 이미지는 그야 말로 딱 근대주의 건축가들이 원하던 프로그램이었으리라.

이 건물은 네덜란드 다이아몬드 노동자조합에서 조합원들의 결핵치료와 요양을 위해 암스테르담 동남쪽에 위치한 힐퍼르줌(Hilversum)에 계획됐다. 델프트 공대 출신이지만 암스테르담 학파의 계보에 속했던 다이커와 베이푸트는 네덜란드 근대건축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지는 베를라헤(H.P. Berlage)의 추천으로 이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된다. 요양원은 주동을 축으로 날개를 펼치듯 두 개의 병동들이 좌우로 배치돼 있다. <그림1참고> 
주동은 방문객과 서비스 차량의 동선을 구별해 3개의 덩어리로 나뉘며 각각 사무실, 치료실과 식당 그리고 설비시설의 기능을 수행한다. 이 분리된 세 개의 동선은 접객을 위한 2층 매스에서 통합된다. 각 병동은 라운지에 연결됐고, 최대의 채광과 조망을 확보하기 위해 각각 남측과 남동측을 향해 45도 각도로 틀어져 있는 두 개의 기다란 병실 군으로 구성됐다. 건물의 외관은 꼬르뷔지안(Corbusian)의 순수미학을 드러내는 듯 하지만, 다이커와 베이푸트는 미학적인 고려보다는 치료를 위한 빛의 유입과 통풍 그리고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실별 기능적 구성에 관심이 있었다. 요양원은 동시대에 설계된 어느 건물보다도 구축적, 비구축적 요소의 강한 대비를 보인다. 

(그림2)

구축적인 것을 제외한 부분은 전체가 빛을 끌어들이는 창이 된다. 창은 가능한 많은 빛을 유입하기 위해 최대한 얇은 금속 프레임과 유리로 구성되고 구조체에 최대한 밀착됐으며, 남쪽을 바라보는 병실의 전면 테라스는 맑은 날 환자들의 해바라기를 위해 캔틸레버로 시공됐다.<그림2참고>

(그림3)
(그림4)


이러한 구축과 기능의 실제적 조합은 다이커와 베이푸트가 1923년에 특허청에 등록한 콘크리트 구조시스템<그림3>과 1924년 설계한 아알스미어의 주택(Aalsmeer house, <그림4>) 그리고 1925년에 다이아몬드 조합의 발주로 리모델링한 세탁소(Laundry in Diemen, <그림5참고 하단>)로 이어졌던 일련의 프로젝트들을 통해 발전됐다.일반적으로 쉬로더 하우스 (Schroder house, 1924)와 사보아 주택(Villa Savoye, 1931)을 근대주의건축의 아이콘으로 여기지만 근대적 재료의 구축성, 이로 인한 투명성과 시공의 경제성 그리고 새로운 근대적 용도의 발현이라는 실제적인 키워드로만 본다면 다이커와 베이푸트의 요양원이 더 그 아이콘에 가깝다.

(그림 5)
(그림6)
1928년에 조네스탈 요양원을 방문한 알바르 알토(Alvar Aalto, 1898-1976)는 파이미오 결핵요양원(<그림6> Paimio sanatorium, 1931)에서 설계에 중요한 아이디어를 얻었고 구축과 투명성에 있어 이후 건축에 대한 실제적인 영향은 그 어떤 건물보다도 크다.

 

출처 

 

근대주의건축에 가장 잘 맞았던 프로그램 조네스트랄 결핵요양원(Jonnestraal Saanatorium, 1926), 건축문화신문, 2013년 8월 1일, 제4면 

 

 


 

 

 

댓글  0개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