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3(월)
  • 서울  27℃
  • 인천  24℃
  • 대전  29℃
  • 광주  28℃
  • 대구  27℃
  • 울산  27℃
  • 부산  23℃
  • 제주  23℃

칼럼사설

[사설] 재해복구 공사에서 심의를 빼기로 했다 - 속도만 남기고 검증을 잃어선 안 된다
2026-08-03 15:48:31  |  아키포털 

2026년 6월 시행된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으로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라 재해복구계획을 세워 시행하는 건설공사의 절차가 짧아졌다. 시행령은 발주청이 공사 시행과정의 일부를 조정할 수 있는 공사에 재해복구공사를 넣었고, 시행규칙은 같은 공사를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 심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두 개정을 겹쳐 보면 뜻은 분명하다. 재해복구는 절차를 줄여 빨리 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유를 반박하기는 어렵다. 무너진 도로와 제방은 다음 비가 오기 전에 복구해야 하고, 심의 일정을 기다리다 우기를 넘기면 같은 자리에서 피해가 되풀이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심의는 설계가 타당한지 외부 전문가가 들여다보는 절차였고, 그것을 빼면 속도는 얻지만 검증 한 겹은 사라진다.

■ 눈여겨볼 것

재해복구 현장은 지반이 무너졌거나 물길이 바뀐 상태다. 평상시보다 판단이 쉬운 조건이 아니라 오히려 어려운 조건이다. 검증을 덜어 낼 곳으로는 마지막에 고려해야 할 현장이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속도를 택했다면, 사라진 심의를 무엇이 대신할 것인지가 함께 설계돼야 한다. 발주청 내부 검토를 어떤 수준으로 할지, 설계자가 어디까지 책임질지, 복구 후 재피해가 났을 때 누구에게 물을지를 정해 두지 않으면 절차만 사라지고 책임은 공중에 뜬다. 제도를 푸는 쪽이 그만큼의 기록과 사후 점검을 함께 얹는 것이 순서다.

■ 이런 분께 도움이 됩니다

  • 지자체 발주청 담당자 — 심의가 하던 기술 검토를 내부에서 감당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 재해복구 공사를 맡는 시공사·설계자 — 절차가 줄어든 만큼 검토 기록을 남겨 두지 않으면 책임 소재를 다투기 어려워진다
  • 재해 위험지역 주민 — 빨리 복구되는 대신 어떤 검증이 생략되는지 알 필요가 있다
  • 건축·토목 전공 학생 — 절차 간소화와 안전 검증이 충돌하는 전형적인 사례다

■ 참고

적용 대상은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른 재해복구계획이 수립된 공사다. 재해 지역에서 이뤄지는 공사라고 전부 해당하는 것이 아니므로, 발주 문서에서 근거 조항부터 확인해야 한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 원문보기: https://www.law.go.kr/법령/건설기술진흥법시행령

댓글  0개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