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계륵] 도시경관 개선, 건축계가 앞장서야
2014-08-07 09:45:42 | 아키포털

지난 달 31일, 세계 자연유산이자 제주도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성산일출봉에는 난데없는 대형 간판이 세워졌다. 다국적 다단계회사인 중국 암웨이(Amway)의 영문로고를 딴 입체간판이 높이 6m, 너비 20m의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며 성산일출봉 전면 잔디밭에 떡하니 자리한 것이다. 이 문제가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인터넷의 힘이었다. 지난 1일 성산일출봉을 찾은 한 네티즌이 다음 아고라를 통해 황당한 광경을 공개한 것. 사진이 게시되자 논란은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11일 오전 제주도청 관광정책과 관계자는 “중국 암웨이 측 요청으로 입간판을 설치하게 됐다”며 “중국 암웨이 방문단의 환영 차원도 있고, 지역상권을 활성화 시키고자 하는 취지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땅을 파거나 일출봉을 훼손하는 조형물이 아니라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했지만 조형물 허가를 담당하는 문화재청에서 철거 지시가 내려져 지난 3일 자로 바로 철거했다”고 덧붙였다.
얼핏 우리와는 무관한 해프닝인 듯 보이지만, 조금만 관점을 달리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도시경관의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사안은 더욱 그렇다. 우리 도시 곳곳에는 도시미관을 해치는 각종 조형물들이 하루에도 수개씩 생겨난다. 뿐만 아니다. 조형물이 세워진 이후 오랜 시간 방치되어 도심 곳곳에서 흉물화 되어가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에 대한 조치는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가? 무분별하게 세워지는 조형물에 대해 또 무방비상태로 방치된 도심의 흉물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생각해 볼일이다.
우리는 건축이라는 범위에 국한되기 이전에 도시의 미관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도심의 미관을 해치는 광경을 마주하고도 그저 남의 일이거니 방관하고만 있는 것은 아닌지…. 단지 조형물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공사가림막, 버려진 공터, 건물의 입간판, 도심 속 낙후된 도로구조물 등 직접적인 책임여하와는 별개로 도시의 경관을 저해하는 요소들에 대해 전문가로서 조금 더 목소리를 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의 관심영역이 넓어지는 만큼 우리의 활동영역 또한 넓혀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분야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요즘 우리는 우리의 업역이 갈수록 좁아져가고 있음을 탄식하고 있을 뿐 그 이상의 노력에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도시경관개선이라는 대의를 위해서도 또 우리의 전문영역을 넓히는 차원에서도 분명 지금보다는 조금 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방주연 기자(evergreen86@nate.com)
출처 : 건축사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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