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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설

[계륵] 건축계의 변화, 우리가 직접 나서야
2014-08-11 10:58:54  |  아키포털 

 

  

  ▲ 18일 공간사옥 매각관련 기자회견 모습
 
최근 ‘공간사옥 매각’,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철거’ 등 건축‧문화사적으로 가치를 갖는 국내의 건축물들을 둘러싼 안타까운 비보(悲報)가 이어지고 있다.
공간사옥의 경우, 정말 다행스럽게도 사옥의 가치를 이해하는 새 주인을 만난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근대문화재분과위원회를 통해 등록문화재 등록 의결이 이루어지며 등록문화재로 사실상 확정되었지만, 세계적인 거장 레고레타의 유작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는 보존여론에도 불구 끝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부산의 남선창고, 제주시 구청사 등 문화역사적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많은 건물들이 부지불식간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이는 우리 사회에서 우리 건축의 가치가 어느 정도로 격하되어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형국에 대해 과연 누구의 잘못을 탓하고,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
일차적으로는 건축이 제대로 뿌리내리기 힘든 우리네 토양이 문제일 것이다. 그 다음은 문화역사적 가치보다는 개발에 무게를 두는 행정과 김수근이 누구인지, 공간사옥이 우리나라 건축사에 얼마만큼의 의미를 갖는지를 알지 못하는 대중의 무지 혹은 무관심을 탓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상황을 감안한다하더라도 결국은 모든 문제 상황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묵인하거나 적절히 순응하기를 택한 우리 건축인들의 잘못이 가장 크며, 그 책임을 피할 길은 없다.
혹자는 말할 것이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 현실에서 일련의 상황들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묻는 것은 가혹한 일이라고. 배부른 소리라고. 그러나 우리는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건축의 문화적 가치가 격하된 현실에 대해 과연 우리는 떳떳할 수 있는지 말이다.
우리 건축계는 지금까지 다분히 폐쇄적인 구조를 취해왔다. 여러 환경적 요인이 있겠지만, 특히 불안정한 제도적기반과 인접분야로부터의 잠식에 대한 우려 등이 방어적 성향으로 표출되는 것이리라 짐작해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는 '문화'로서의 건축을 지향하면서도 실제로는 배타적인 권위획득에 의해 전문성을 확보하려는 오류를 범해왔고, 정작 행정 혹은 대중이 건축을 문화로 인식할 수 있도록 이해시키는 일에는 소홀해 왔는지도 모른다. 개발에만 주력하던 시대에는 굳이 이러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수요에 의해 우리 건축계의 입지가 (비록 이상적이지는 않다하더라도) 굳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변해버린 시대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한 태도를 취한 채, 모든 관심과 논의는 (권익보호, 적절한 대가지급 등) 내부적으로 함몰되다보니 작금의 사태가 벌어질 충분한 빌미를 제공했다 하겠다.
이제, 건축계의 근본적인 의식변화가 요구된다. 권익보호를 위해 부지불식간에 쌓아올렸던 우리를 둘러싼 높은 벽을 스스로 허물고, 우리만의 언어가 아닌 대중의 언어로 함께 건축을 논하는 ‘건축의 대중화’를 통해 건축의 가치향상을 꾀해야한다. 이러한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건축은 자연스럽게 대중의 ‘문화’로 인식될 것이고, 그렇게 대한민국의 건축은 우리의 염원처럼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건축계의 변화를 간절히 바라는 지금, 건축이 저평가됨을 한탄하기 이전에 그 누구도 아닌 우리가 직접 나서야한다.

 

방주연 기자(evergreen86@nate.com) 
출처 : 건축사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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