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여행기
Kluczynski Federal Building & United Post Office
2015-03-27 15:14:21 | 아키포털
거장이 남긴 마지막 건축물과 화룡정점 조각

▲ Kluczynski Federal Building, Post Office and Flamingo
건축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시카고'라는 도시에 관심을 가져봤을 것이다
'현대건축의 도시' '건축의 메카'라고도 불리우는 시카고는 1871년 원인을 알 수 없는 대화재로 도시의 많은 건축물들이 손실되어 치밀한 도시계획 설계로 다시 재건된 도시이다.
새로운 명성을 찾기 위해 저명한 건축가, 조명 예술가, 설치 미술가, 조각가들이 대거 투입되었는데, 그 중 오늘은 '미스 반 데어 로에'(Mis van der Rohe)와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1. Kluczynski Federal Building & United Post Office
'안토니오 가우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르 코르뷔지에' 와 함께 세계 4대 건축가로 꼽히는 '미스 반 데어 로에'(Mis van der Rohe:1886~1969)독일에서 태어났으나 미국으로 이민한 건축가이다.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기존의 고딕이나 고전양식이 아닌 근대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새로운 건축양식을 성립하기 위해 노력한 인물로 극적인 명확성과 단순성이 특징인 20세기형 건축양식을 만들었다.
지금 소개할 Kluczynski 연방건물과 우체국은 미스 생의 마지막 작품이다.

▲ 주차장 진입로
1950년, 미국 정부는 연방 서비스를 전국 차원으로 확대하기 위해 계획안을 발표했고 1959년 미스 나이 73세에 이 프로젝트를 맡았다고 한다
미스는 3개의 건물로 구성된 연방센터를 설계하였는데 동쪽 30층 높이의 빌딩, 서쪽 45층 높이의 Kluczynski빌딩, 그리고 단층구조의 우체국 건물이다.
안타깝게도 이 프로젝트는 미스의 사망 5년후인 1974년에 완성되어 건축가는 자신의 마지막 작품을 볼 수 없었다.

▲ Kluczynski Federal Building 정면

▲ 단층의 우체국 건물뒤로 고층건물들이 빽빽하다
아마도 나의 장황한 배경 설명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보고 계시는 분들은 빨간색의 조형물이 더 눈에 들어올 것이다.
나 역시 이곳에 도착했을때 대단한 건축가의 작품이 아닌 붉은색의 조형물에 단박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더랬다.
(조형물 설명은 바로 밑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
Kluczynski 연방건물은 높이 166m, 45층 스틸구조로 설계되었다.
심플하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의 설계에 블랙이 주는 모던함까지 가미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건물전체가 과감한 블랙을 쓰고 있다.
대량 생산된 강철로 형상을 만들고 유리를 채워 질서정연한 구조적 뼈대가 단연 돋보였는데 "피부와 뼈"(skin and bones) 건축이라고 스스로가 이름 지었던 미스의 건축 특성이 고스란히 표현되어 있다.
최소한의 구조 골격을 만들고 그 안에서 열린 공간의 자유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 애쓴 흔적은 바로 옆 우체국 건물을 보면 느낄 수 있다.

▲ 우체국 건물 정면
도로보다 몇배로 폭이 넓은 공간을 사람들이 개방감있게 활보할 수 있는 광장처럼 설계하였는데 이덕에 단층구조의 우체국이 매우 돋보인다.
우체국 역시 블랙의 스틸구조에 안에서는 밖이, 밖에서는 안이 훤히 보이게 유리로만 과감하게 구조를 채웠다.
고층 빌딩들이 빽빽히 자리잡고 있는 이 루프지역에 욕심부리지 않고 단층으로 설계를 하는 센스라니!!
차가 다니는 도로의 최소 2배는 됨직한 공간을 여백으로 두고 대리석으로 된 벤치 몇 개만을 두다니!!!!
미스의 격언인 "less is more!"(적을수록 많다)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우체국 앞 광장의 벤치 (뒤로보이는 것이 도로이다)

▲ 간결한 블랙의 강철기둥과 측면 출입구

▲ 밤에 본 우체국 모습
건축가 중에 건축에 대한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건축물에 고스란히 반영할 수 있는 행운을 누리는 이가 얼마나 될까? 미스는 그런 점에서 본다면 그의 대부분 건축물들이 그를 대변하고 있지 않을까...
사진으로만 보면 내가 왜 이토록 흥분하는지 이해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직접 이 곳에 방문해본다면 한 층이라도 더 높게 내지는 한 평이라도 더 넓게 설계하지 않은 건축가에게 감탄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시카고 연방센터는 정부차원에서는 두말 하면 잔소리고 시카고의 시민들에게도 중요한 공공 공간으로 인정받는 훌륭한 건축물이라고 하니, 그의 마지막 프로젝트는 역시 대성공이다.
2. Flamingo

▲ Flamingo
미스의 건축물에 화룡정점이 되는 '플라밍고'(Flamingo)는 미국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의 조형 작품이다.
'홍학'이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동물과 자연이 역동적으로 춤을 추고 있는 듯하게 디자인 되었다고 작가는 설명하고 있다.
높이 16m, 50톤에 달하는 강철을 사용하였으며 아치형의 작품 사이 사이로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조각품을 지나다닐 수 있다.

▲ 야간에 본 홍학
'홍학'은 미스의 건축물들이 다 완공된 74년, 이 곳에 설치되었는데, 직선으로 이루어진 블랙의 건물들 사이로 곡선형의 붉은 조형물이 드라마틱하게 대조를 이루며 탄성을 자아낸다.
마치 건축가가 건축물을 설계하면서 동시에 조형물도 같이 디자인 한 것마냥 완벽하게 재질이나, 색상, 구조들이 조화롭기 그지없다.
밤에 본 모습은 홍학의 붉은색에 그리 공들이지 않은 조명 몇개 만으로도 충분히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듯 멋졌다.

▲ 뒷면의 마감처리가 볼트로 깔끔하게 이루어졌다

▲ 종이접기한 학의 모양과도 흡사하다

▲ 뒷편에서 보면 우아하게 핀 한송이의 백합처럼 관능적인 곡선미를 자랑한다
시카고를 여행하면서 받은 가장 신선한 충격은 '조형물의 도시'라고 소개하고 싶을만큼 건축과 조형물이 밀접히 접목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건축물 자체의 디자인과 예술성 나아가 공공성은 이미 건축의 메카라 불리우며 그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줄을 알고 있었지만, 무심히 길을 걷다 마주하는 그 수 많은 조형물들은 건축물에 양념을 더하는 소스 역할을 하기도 하고 거리를 이름짓기도 하는 등...시카고는 단순히 건축의 도시라는 나의 기대를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일화로 버스를 타고 가다 중년의 여성이 전화로 "I wil meet you up at the Flamingo in 10min. o.k??" ("10분뒤 홍학 앞에서 만나자) 라는 대화내용을 들었는데, 이처럼 시카고 시민들에게 조형물은 거리에 있는 단순한 작품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듯 하다.

▲ 블랙의 건물들과 극명히 대비되어 밤이면 더욱 빛을 발한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의 센텀에는 몇년전부터 영화의 전당을 비롯한 꽤나 멋을 부린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는데, 새로 규정된 건축법상 조형물을 설치해야 하는 조건때문에 많은 건물들 앞에는 조형물도 놓여져 있다.
하지만 이 지역에 있는 대부분의 조형물들은 단순히 법에 통과되기 위한 것들로 제작된 경우가 많아서, 이따금 정체를 알 수 없는 괴기한 모양의 조형물을 보기도 하고 또 어떤 조형물들은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색칠이 벗겨져 있거나 관리가 엉망인 것들도 많다.
사람들은 영화의 전당앞에 있는 인어모양의 조각말고는 다른 것들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오히려 오피스 건물의 조형물들이 보행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여기기도 하는데... 그러한 도시에 살고 있는 내가 만난 시카고는, 유명한 조형작품이 건축을 빛내주는 것은 당연하고 이름없는 빌딩의 로비안에서도 마음을 사로잡는 조형물이 많은 멋진 도시였다.
토론토 건축을 말할 때 '올드 앤 뉴'라고 내 마음대로 규정지었다면, 시카고는 '건축 더하기 조형물의 도시'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