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여행기
제 1편. 빛의 교회 (Church of The Light)
2015-11-24 16:37:24 | 아키포털
제 1편. 빛의 교회 (Church of The Light)
:모든 이들에게 축복을 내리소서 !
#01. 건축물의 포인트가 더 유명한 이름이 된 교회
일본 오사카, 이바라키시의 조용한 마을에 위치하고 있는 이 교회의 정식 명칭은 '이바라키 카스가오카 교회'(IBARAKI-KASUGAOKA-CHURCH) 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빛의 교회'라고 불리우며 안도 다다오를 아는 외국인들에게도 'Church of The Light' 로 그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기독교인이 아닌, 그리고 건축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에게도 이 교회는 '시간이 날 때 들리고 싶은 관광지' 로, 교회 정식 홈페이지를 통해 관광객을 받는 등 그 인기를 실감케 한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하여 1989년 완공된 빛의 교회는 사진으로 짐작할 수 있듯이 오사카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이바라키시'라는 조용한 마을에 자리 잡고 있다.
주거 지역이 밀집한 동네의 모퉁이에 교회로 쓰기에는 조금 작다 싶을만한 공간에 보석같이 숨겨져 있는데, 교회의 면적은 약 113평방미터 정도이다.

#02. 부족한 공사비로 지었다니!!!
교회를 지을 당시 일본은 버블 경제가 최악의 상황이었고 교회 역시 예산이 많이 부족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안도 다다오는 가장 중요한 예배당에 집중하여 설계를 하였고, 나머지 부수적인 공간들이나 자재 사용들은 건축비 절감을 위해 자제할 수 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의 고민을 토해 안도표의 노출 콘크리트로 교회가 만들어졌고, 왼쪽의 공간은 예배당이며 미끄러지는 둥글게 들어가는 오른쪽 공간은 어린이 주일 학교와 교회의 사무실로 쓰이는 공간이다.
빛의 교회를 사전에 사진으로 본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하듯이 나도 이 곳에 도착 하였을 때 '과연 어떤 공간에 내가 보아왔던 십자가 모양의 예배당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03. 차가운 건물에 따스한 은총을
미처 마음의 준비를 할 겨를도 없이 왼쪽 공간으로 들어서자마자 내 눈앞에 펼쳐진 예배당의 모습은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였다.
십자가 모양의 틈 사이로 자연의 빛이 들어오고 그 빛은 신의 은총처럼 신도들이 앉는 좌석 앞을 비추고 있었다.
노출 콘크리트가 가지는 차가움 속에서 내부 인테리어는 따뜻한 소재인 나무로만 이루어져 있어 그 또한 차분하게 어우러 지는 듯 하다.
특별히 눈에 띈 것은 예배당 바닥이다.
바닥은 나무 판자를 대고 옻칠을 하여 어둡게 표현 되어 있었는데 그 덕분에 조명 하나 없는 어두운 예배당으로 들어오는 빛이 더욱 더 극적으로 연출 되기 때문이다.
몹시도 궁금하다.
안도 다다오는 도대체 어디에서 이런 영감을 받은 것인가?
흔히 교회라고 하면 첩탑으로 된 뾰족한 십자가가 달려 있는 건물 아니던가?
나는 셀 수도 없는 많은 여행들을 통해 세계 여러나라의 많은 교회들을 방문한 적이 있다.
스테인드글라스가 멋드러지게 장식된 이탈리아의 교회부터 미국 동부에서 만났던 총 3층으로 구성된 아주 웅장한 높이의 예배당, 그리고 토론토의 유명한 건축물인 대형 십자가를 철제로 된 건물 벽에 심어 놓았던 교회까지....
하지만 빛의 교회는 그들과는 또 다른 감동이 있었다.
분명 안도는 그 감동을 알고 설계를 한 것임에 틀림없다.
저 십자가 모양의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빛...
이 자연광이야말로 마치 신이 내리는 축복처럼 기도하는 이들의 머리위를 비춰 줄 것이라 생각하니 더욱 그 감동이 커졌다.
건축가 안도는 후에 이 교회에 대한 설명을 하며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하며 자신의 건축물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이 건축물에는 자신이 있습니다만,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가 있기에 제가 바라던 것 이상의 훌륭한 건축물이 완성 되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예배에 참석해야 비로소 이 건축물의 진정한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 안도 다다오
#04. 세상 가장 낮은 모습으로 오셨던 예수님
강대상이라고 불리우는 목사의 설교석은 계단식으로 되어 있는 신도석의 높이보다 더 낮은 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것 또한 이 교회의 특징이다.
보통의 교회들은 신도들이 앉는 곳보다 높은 곳에 단을 만들고 목사가 신도들을 내려다 보며 설교를 하는데 안도 다다오는 그 반대로 설계를 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인간에게까지 내려와 낮게 살다 가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여 목사는 신도들보다 낮은 곳에 있다는 것을 표현해낸 안도 다다오의 깊이를 알 수 있다.

예배당은 목사의 설교와 그것을 듣는 신도들의 좌석으로만 공간을 채우고 있는데 십자가 틈으로 들어오는 빛 이외에는 어떠한 인공적인 빛이 없다.
단지 벽면의 작은 스탠드와 조명기구만이 날씨가 어두울때나 해가 졌을때를 대비해 배치되어 있다.
안도는 이 공간에서만큼은 '비우기'와 '공허함'을 살려 놓았는데, 그 이유는 예배를 드리고 기도를 하는 이 곳에서 영적인 충만함을 얻기를 의도했다고 한다.
다시 예배당을 나와 밖으로 나가 보았다.
오른쪽에 있는 또다른 건물을 보기 위해서였다.
오른쪽 건물은 어린이 예배당으로 사용하는 곳과 사무실이 있었는데 그 공간들 역시 협소했지만 차분하고 따뜻한 느낌들로 콘크리트벽을 채우고 있었다.
이 곳에서 결혼식을 하기 위해 예비 신혼부부가 상담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비록 교회 외부는 여기저기 손봐야 할 곳들이 눈에 띄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도표 노출콘크리트가 가장 빛을 보고 있는 건축물임에는 틀림 없으리라..
그가 그토록 담고자 했던 자연의 빛을 신의 축복이라는 메세지로 표현해 낸 덕분이라 생각한다.
바쁜 여행 중에서 이 곳에 들러서 고요히 앉아서 내면의 나도 만나보고 이 우주를 만든 신과도 조우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는 마지막 말로 이번 여행기를 마무리 하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