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여행기
제 3편. 사야마이케 박물관
2015-12-07 13:23:15 | 아키포털
제 3편. 사야마이케 박물관
: 전시물 그 자체가 건축의 일부로 흡수된 곳

#01. 안도, 역사를 간직한 건축물을 설계하다.
'사야마이케 박물관'은 오사카 시내에서 전철을 타고 약 한 시간 거리인 '사야마시'에 자리하고 있다.
사야마이케는 아스카 시대(7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1400년의 역사를 지닌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댐식 저수지라고 한다.
현재에도 280만 입방미터의 저수량을 자랑하는 오사카부 최대의 댐으로 이용 되고 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사야마이케 박물관은 저수지를 개수할 때 발굴된 토목 유산을 전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졌다.
대지면적: 15.412.00㎡ / 건축면적: 3.773.53㎡ / 연면적: 4.948.47㎡ 의 규모이며 지상 3층 구조로, 안도 다다오가 설계하여 2001년 3월에 준공 되었다.
#02. 저수지 산책로를 따라
전철역에서부터 사야마이케 박물관까지는 도보로 약 10분이면 도착하는데 저수지의 산책로를 따라 걷게 되어 있어 느긋하게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었다.
조금만 걷다 보면 오른편으로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공중 화장실이 보이고 뒤로는 사야마이케 박물관의 모습이 나타난다.
#03. 안도표 공중 화장실
공원 이용객들을 위한 공중 화장실은 안도표 노출콘크리트로 유니크하게 지어져 있었다.
원통형 모양에 가운데는 장애인용이고 좌,우로 남/여 화장실이 각각 구분되어 있다.
이 지점에서부터 약 3분만 더 걸으면 박물관으로 향하는 본격적인 안도의 작품이 펼쳐진다.
먼저 시민들을 위한 작은 광장같은 공간이 나오는데 여기에는 콘크리트로 만든 여러 디자인의 벤치들이 있었다.
계단을 따라 내려오니 박물관으로 통하는 입구가 보이자 나의 발걸음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04. 박물관으로 들어가기 전
진입로는 약 3미터쯤 되는 폭을 따라서 얕은 경사길을 따라 내려가게 되어 있다.
벽의 높이를 낮게 한 것과 벽이나 코너를 오픈한 것 역시 건축가 안도의 특징 중 하나인데, 덕분에 푸른 가을 하늘과 박물관 본관도 슬쩍슬쩍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양쪽 벽에 단단히 설치되어 있는 장애인을 위한 손잡이는 비단 안도 다다오의 작품에서 뿐만 아니라 일본 어느 곳의 건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데, 한쪽에만 설치를 해두는 우리나라에서도 좀 배웠으면....하는 바람이다.


#05. 안도 다다오하면 역시 '물'
진입로를 따라 걸어 들어오면 굉장히 모던하지만 무게감 있는 건축물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장방형의 폭포가 떨어지는 물의 정원이 있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에서 자주 등장하는 물.. 여기에서는 저수지가 곁에 있으니 물을 활용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곳곳에 표현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안도는 사야마이케 저수지와 컨셉을 완벽히 같이 하는 '물'로 정원을 만들고, 거기에 사람이 지나가는 통로로 인공 폭포를 만들어 폭포가 떨어질 때 '내가 폭포 속에 들어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신비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하였다.
사진에서는 그저 "물줄기가 조금 떨어지네?" 정도로 보이지만 실제 이 통로를 걷게 되면 "쏴아아~~~~!" 하고 떨어지는 폭포를 눈으로, 귀로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상부에서 흐르는 물은 물의 정원으로 흐르며 방문객들에게 폭포 속에 있는 듯한 경험을 안겨 준다.
지하철역에서부터 걸어왔던 저수지의 풍경도 그리고 박물관 입구에서부터 본관으로 향하는 이 공간도....마치 짜여진 코스처럼 자연스럽게 하나로 이어져 있달까?
캬~! 안도 다다오만큼 건축물의 개념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 건축가가 세상에 몇이나 될까?
물의 통로가 끝날때쯤 내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서 보니 한번 더 탄성이 터졌다.
#06. 물의 통로의 끝엔 원형 마당이
물의 정원을 따라 통로를 쭉 걷다보면 바로 앞에 원형으로 된 웅장한 구조물이 등장한다.
박물관 본관의 로비로 통하는 길인데 이 길 역시 일반인을 위한 계단과 장애인을 위한 완만한 경사길, 이렇게 두 개의 길이 있다.
노출 콘크리트로 된 이 공간은 왠지 거대하고 위압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 공간을 통해 전시관 로비로 들어서게 되면 "아하~!!! 그래서~!!!!" 라고 무릎을 탁 치며 안도 다다오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박물관에 전시된 하이라이트는 사야마이케 제방의 '실물 단면' 인데, 이 전시물은 그 크기는 높이 15.4미터, 폭 62미터로 아주 커서 안도는 분명히 전시물과 건축 공간과의 상호 스케일을 조율 하였을 것이다.
제방단면의 크기는 맨 밑에서 사진이지만 그 규모를 짐작해 볼 수 있다.
#07. 박물관이라고 꼭 전시를 보러 온다는 건 편견
이렇게 사야마이케 박물관은 거대한 전시물을 마치 작가가 빚어 놓은 조형물인냥 건축물의 내부에 훌륭히 소개해 놓은 곳이다.
박물관의 입장료는 무료이며, 내부에 있는 까페에는 저수지 산책을 마치고 차 한잔을 두고서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시는 노인들이 특히나 많았다.
그래!! 우리도 이런 공간이 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이렇게 주민들에게 새로운 문화 공간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권위를 세우지 않아야 한다.
굳이 옷차림을 신경 쓰지 않고도 손주 손을 잡고 방문해서 문화 유산에 대한 설명도 해 주고 간식도 먹을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다.
실제로 사야마이케 박물관의 연간 관람객은 무려 6만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사야마시 전체 인구가 5만명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실로 놀라운 숫자다.
안도 다다오는 2001년 개관 이후로 지금까지도 매년 이 곳에서 강연회를 갖는다고 하니... 박물관에 대한 그의 애정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내가 사는 곳에도 안도 다다오만큼 멋진 건축가가 만든 공공 건물이 있다면 얼마나 뿌듯할까..를 상상해보는걸로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