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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여행기

제 4편. 치카츠 아스카 박물관
2015-12-17 15:11:20  |  아키포털 
제 4편. 치카츠 아스카 박물관
: 이집트에 피라미드가 있다면 일본에는 '치카츠 아스카 박물관'이 있다.



#01. 1994년 3월 안도 다다오, 역사를 건축하다!

오사카, 미나미카와치에 위치한 '치카츠 아스카 박물관'은 91년에 설계를 시작하였고 94년도에 완공된 건축물이다.

1978년 사원 후지이지에서 고대의 거대한 운반구가 출토된 것을 계기로 고분 시대를 전하는 박물관이 필요 하였고, 안도 다다오는 자신이 터전을 잡았던 지역의 장소성과 역사성을 일반인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맡았다고 한다.

실제 치카츠 아스카 박물관의 대지 주변에는 고분 300기 정도가 있으며, 근처에는 닌토쿠 천황를 고분이 있어, 지역 자체가 고대 이후의 역사가 새겨진 박물관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건축가로서 이 박물관 계획에 참여할 때 내 머리에 떠오른 것은 단순히 전시물을 바라보기만 하는 박물관이 아니라 주변 환경까지 아우르는 박물관을 짓자는 것이었습니다.
더불어 유구한 역사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어느날 번뜩 스친 아이디어가 골짜기에 자리한 대지에 극장 같은 계단 광장을 만들고, 그 계단 광장을 지붕으로 삼아 '현대판 고분'을 만들어 전시실을 비롯한 박물관 시설들을 모두 그 속에 담아야 겠구나!!! 라고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02. 계단이 박물관의 지붕이 된 곳


안도는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를 능가하는 인덕 천황릉에서 영감을 받아 박물관 역시 하나의 큰 고분처럼 설계 하였다.

수십만개의 하얀 황강암 주먹돌로 계단을 만들어 이 계단들은 박물관 전시실의 지붕 역할을 하고 있다.
고대의 건축물에서 받은 영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창조한 것이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세계를 상상하며 고대 사람들이 수십년에 걸쳐 대지에 빚어 놓은 건축물.. 얼마나 웅대한 건축 이야기란 말인가! 이 천황릉에 상상력을 자극 받아서 만든 것이 수십만개의 화강암 주먹돌로 덮인 대형 계단을 지붕으로 얹은 '치카츠 아스카 박물관' 이었다.      - '안도 다다오'의 말 중에서

단은 전시실의 지붕이 되는 동시에 광장의 역할도 하고 있다.

안도는 이 계단으로 만든 광장을 연극제, 음악제 등 각종 퍼포먼스나 행사무대로 사용할 수 있게 설계 하였다.
늘 그렇듯이 건축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도의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안도 다다오의 작품들은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도 그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있는데, 위의 사진을 보면 콘크리트의 좌우 대칭을 똑같이 하지 않고 비스듬히 기울기를 두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안도가 설계한 모든 건축물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디자인으로, 비가 올때 기울기가 낮은 쪽으로 빗물이 흐를 수 있도록 의도하여 건축물의 외관 부식을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게 하였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볼 때에도 기울기가 낮은 쪽이 건축물의 본체를 조금 더 안정적으로 아우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아래 네 장의 사진에서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03. 사람을 위한 건축이란 자연을 끌어 안는 것

계단 광장을 다 올라가면 그 옆에 있는 고분을 비롯해 주위에 펼쳐진 풍요로운 자연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초봄에는 매화나무숲이, 초여름에는 신록이, 가을에는 단풍이, 겨울에는 하얀 눈이 그 풍경을 채색할 수 있도록 안도는 여기에도 연못을 만들어 두었다.
물에 비친 사계를 방문객들과 현지인들이 즐길 수 있도록 말이다.

박물관의 입구 쪽으로 보면 산과 나무와 물이 있고 현지인들은 박물관을 산책로 삼아 자신들의 일상에서 이 곳을 즐기고 있었다. 

귀여운 개들도 주인과 같이 산책을 나와 사진을 찍고 있는 낯선 나를 반겨 주었더랬다.

' 건축이야말로 사람과 역사 그리고 그 역사가 새겨 온 터와 대화할 수 있게 촉구해주는 장치가 아닐까? '
' 건축이야말로 사람이 지내는 환경 그 자체가 되어줘야 하는 건 아닐까? '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고 있어 발걸음을 재촉해야 했다.



















#04. 사람들이 찾는 박물관

박물관의 내부도 간결하고 단정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로비로 들어서지마자 탁 트인 통유리는 자연의 경관을 그대로 담고 있었고 정문 바로 옆에는 까페를 두어 관람객 뿐만 아니라 산책을 즐기는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게 입장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될 수 있게 해 두었다.

까페의 벽면이나 천장 구석구석에도 큰 창을 두어 머무르는 사람들에게 녹색의 자연을 선물한다.

박물관이 단순히 전시에만 신경을 쓴다면 여느 박물관이 그렇듯 지루하고 사람들은 찾지 않게 된다.

안도는 자칫 고루할 수 있는 역사 박물관도 사람들이 가깝게 접근하고 조금 더 오래 머물다 갈 수 있도록 이렇게 넓직하게 까페 공간을 두었다. 

작은 도서관도 만들어서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할 수 있게 해 둔 공간도 눈에 띈다.





























#05. 안도 다다오를 다시 보다.

안도는 '치카츠 아스카 박물관'을 통해 설계를 시작할 때, 대지에 건물을 어떻게 앉혀야 하는지, 대지가 어떤 건물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앞서 답사 했던 안도의 다른 건축물을 비롯한 그의 건축물에는 늘 '여백'의 미가 공통분모로 존재 했다.

안도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공간을 비워 둘 줄 아는 건축가이다.

빈 공간이 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가? 완벽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닐까?
 










여백을 둔 공간에 사용자들은 자신들만의 건축을 즐길 수 있도록 , 즉 첫번째 건축물의 설계는 안도 다다오가 했을지라도 마지막 건축물의 설계는 사용자들이 하도록 배려해 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자연까지 건축물과 교류할 수 있도록 안도는 자신의 건축가적인 욕심을 내려 놓고 있는 건축가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가 누구던가? 건축에 대한 독학의 한계를 넘기 위해 완벽주의적인 사람이 아니던가?

실제로 안도의 사무실에는 50명이 넘는 전 직원이 그의 눈에 다 들어 오도록 공간을 다 트이게 설계 하여 사적인 전화나 직원들 간의 사적인 대화도 힘들다 하지 않는가?

그러한 그가 자신의 건축물에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완벽해 지지 않으려 애쓴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지만 느낄 수 있다.
그러한 방식이 안도가 얼마나 건축물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지를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날에 이 곳에서 나와 같은 마음을 느끼기를 진심으로 소망해 보며 이번 편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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