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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여행기

제 6편. 타임즈 (TIME'S)
2016-02-12 13:18:31  |  아키포털 

제 6편. 타임즈 (TIME'S) 

- 고집쟁이 안도 다다오의 서막을 알리는 건축물


 

#01. 관심받지 못하던 상가 건물이 안도를 만나게 되다.

 

'타임즈(TIME'S)' 는 84년에 이미 완공된 상가 건물을 86년 안도가 증축 설계하면서 유명세를 탄 건축물이다.

 

- 대지 면적 : 485.2 ㎡

- 건축 면적 : 107.9 

- 연면적 : 274.2 

- 구조 : 철근 콘크리트 블록조

- 설계 기간 : 86. 3~ 90. 7

- 시공 기간 : 90. 8 ~ 91. 9


▲ 타임즈Ⅰ(TIME'SⅠ) 

 

기존에 있던 상가 건물은 '타임즈Ⅰ(TIME'SⅠ)' 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고, 안도는 기존의 건물을 해치지 않고 증축의 개념으로 '타임즈Ⅱ(TIME'S Ⅱ)' 를 설계하여, 이 두 건물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 타임즈Ⅱ(TIME'S Ⅱ) 

 



타임즈의 증축을 두고 건축주는 안도 다다오를 고용하지만, 자신의 의견대로 따르지 않는 안도 때문에 둘 사이는

언제나 팽팽한 신경전이 오갔다고 한다.

 

건축주는 교토 시내의 중심도로인 산조 거리쪽으로 직면한 건물을 원했으나, 건축가 안도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산조 거리쪽이 아닌 강을 마주하고 있는 건물을 원했기 때문이다.

 

사실 여느 건축주와 마찬가지로 상가를 가진 건축주들은 높은 밀도를 유리하게 가진 항상 붐비는 상가, 쉽게 말해 '돈이 되는' 상가를 갖기를 원한다.

 

하지만, 안도는 교토 시내 중심부로 흐르는 강을 모티브로 하여 이 공간이 가지는 가치와 의미에 대하여 끈질기게 건축주를 설득하여 마침내 건축주는 그의 손을 들어 주게 된다.

 

 




 

#02. 끝나지 않은 갈등

 

마침내 자신의 의지대로 강을 마주하고 있는 상가를 짓는 것에는 건축주의 동의를 얻었지만, '어느 정도나 강을 마주하고 있느냐?' 에 대한 갈등이 새로이 불거졌다.

 

안도는 최하층에 테라스를 만들어 사람들이 강을 따라 흐르는 자연속에서 새로운 문화 공간을 즐기기를 원했고, 될 수 있는 한 강과 건축물을 근접하게 두고 싶어했다.

 

그리하여 강물의 수면 위 20센치 위에 테라스를 만들고자 했는데 이것이 또 갈등의 불씨가 되었다.

 

"그러다가 홍수라도 나서 불어난 강물이 상가 안을 덮치면 어떡하려고 그러오?"

 

건축주는 맹렬히 반대했으나 안도는 해당 대지의 수십년간의 강수 변화를 체크하였고 행여나 발생할 수 있는 예측 그래프까지 만들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다시 건축주를 설득 시킨다.

 

 




 

산 넘어 산이라고 하던가...

 

안도는 힘들게 건축주의 동의를 얻은 직후, 건축법을 두고 또 교토시와 대립하게 되는데 무려 4년 동안이나 힘든 싸움을 하게 된다.

 

도대체 무엇이 안도를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서라도 자신의 신념을 굽힐 수 없게 했는지.. 또 어떤 문제와 갈등을 겪었는지에 대하여 안도 다다오의 저서인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의 글을 발췌하여 작성하려 한다.

 

 

#03. 잃어버린 도시의 수변 공간을 되찾아 주는 건축

 




 

교토에서 했던 타임즈 건축은 추억이 많은 작업이다

 

결코 크지 않은 규모였지만 상식적인 감각으로 보자면 위험부담이 매우 큰 제안이었기 때문에 공사에 들어갈 때는 사업자뿐 아니라 관청 관계자와도 격력한 충돌이 있었다.

 

대지는 교토 한복판을 흐르는 다카세 강과 산조 거리가 교차하는 곳에 있다.

 

다카세 강은 폭5미터, 수심이10센치미터쯤 되는 수운용 운하이다.

 

이 운하는 메이지 시대와 비와코 수로가 개통되기까지 교토의 수운을 주로 담당해 온 중요한 운하로서 사람들의 일상 풍경에 빼놓을 수 없는 존재였다.

 

그런 곳이 도시가 현대화됨에 따라 제 기능을 잃고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게 되었다.

 




 

내를 따라 들어선 건물들은 모두 내를 등지고 있고, 사람들이 냇가에 접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다카세 강은 현대 도시 교토에서 완전히 방치되고 있었다.

 

하지만 긴카쿠지근방 철학의 길을 따라 흐르는 수로를 비롯하여 고도 교토의 정취있는 풍경은 대개 물과 관련되어 있다.

 

냇물 옆 대지에 건물을 지을 생각을 하면서 물을 건축에 활용하려고 하는 것은 교토 근방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지극히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발상이다.

 

나의 의식도 자연히 내를 바라보는 열린 공간을 설치하자는 구상으로 기울었다.

 

단순히 냇가와 접하는 건물 면을 개방적으로 구성하는 외관에 치중하는 디자인이어서는 안된다.

 

글자 그대로 냇물이 건물안으로 들어올 것 같은 긴장감있는 관계를 건물과 냇물 사이에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각 측의 공적인 공간을 골목 형태의 옥외 공간으로 만들어, 건물 내 다양한 공간에서 다카세 강을 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건축주는 왜 굳이 유지 관리를 어렵게 만드나?“하며 맹렬하게 반대했다

 

특히 최하층에 만드는 테라스가 수면 위 20센티키터 높이가 되도록 물막이 벽을 일부 헐자는 제안은 관청 측으로부터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건물 안에 상품이 있을 텐데 물이 넘쳐서 들어오면 어쩔 겁니까?” 

 

하는 건축주의 우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 점에 관해서는 과거 데이터를 놓고 예상 수량 변화를 기술적으로 시뮬레이트하여 안전한 높이를 신중하게 계산해 냈다.

 

하지만 관청 관계자의 납득할 수 없다는 말이 이 프로젝트에 제동을 걸었다.

 

여태까지 건축을 위해 물막이 벽을 헌 예가 없다. 전례가 없다는 것은 곧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냇가에 난간도 만들지 않는다니, 어린이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어쩔 겁니까?

 




 

미관을 위해 대지 안에 있는 물막이 벽을 바꾸는 것이 공공 이익에 반한다고는 생각할 수 도 없을뿐더러 설령 어린이가 냇물에 떨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수심 10센치미터 냇물에서 익사할 리도 없었다.

 

규칙은 지켜야겠지만 그들의 주장은 도시를 살리기 위한 논리라기보다 책임을 회피하려는 궤변처럼 들렸다.

 

탈이 날까 두려워 음성적으로 규제하려고 하는 트집잡기 시스템으로는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

 

그런 제동에 대하여 철저히 반론을 펴고, 허가가 나기 전에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단호한 자세로 임했다.

 

우리 의견이 어떤 의미에서는 정론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교섭을 거친 끝에 마침내 관청 측에서도 납득해 주었다.

 

결국 거의 처음 구상대로 ‘TIMES'가 지어지게 되었다.

 




 

 

#04. 건축을 향한 건축가의 신념이란

 

주위에 살아있는 자연이 있다면 그것을 적극 활용하여 환경을 다시 짜 맞출 수도 있다.

 

하지만 살아 있는 자연은 변화라는 풍요로움을 주는 반면, 수고가 많이 들고 번거로운 것이기도 하다

 

현대 도시는 그런 자연을 상대로 기본적으로 예측히 불가능한 불안 요소를 배제하려고 하는 합리주의 논리에 따라 건설되고 있다

 

자연과 도시의 이러한 골을 건축으로 매웠을 때 시야에 떠오르는 것이 사회 비평으로서의 건축이라는 주제이다.

 

현대사회가 외면하고 밀쳐 낸 것들을 보듬어 내고 그 문제를 부각시키는 건축, 그 장소 그 시대가 아니면 불가능한 건축, 규모가 크고 작고는 문제가 아닐 것이다

 

현실의 도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떤 문제 제기를 하는가.

 

중요한 것은 건축의 배후에 있는 의지가 얼마나 굳은가 하는 것이다.

 

그후 오사카 산토리 뮤지엄을 작업할 때 , 나는 주어진 미술관 대지를 뛰어 넘어 앞부분에 위치한 시관할 물막이 벽에서부터 국가가 관리하는 해상까지를 계단 광장으로 연결하는 구상을 했다

 

이 커다란 프로젝트의 밑그림이 되어 준 것도 타임즈 였다.

 

-, 건축가 안도 다다오

안도 다다오 지음 이규원 옮김 안그라픽스 출판사

 


 


 

이렇게 '타임즈'는 건축가로써 안도 다다오의 굽힐 수 없는 의지로 탄생한 공간이다.

 

안도가 아니라면 누가 이렇게까지 고집(?)을 굽히지 않아가며 건축주와 교토 시를 끈질기게 설득시킬 수 있었겠는가?

 

중간에 그만두긴 했지만, 어쩌면 17세부터 프로 복서였던 안도의 과거가 그를 포기를 모르는 사나이로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끈질기게 자신을 훈련해가며 쓰러질 것 같은 순간에서도 링 위에서 자신의 플레이를.. 마지막 종이 울릴 때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싸우지 않았을까? 그런 모습이 상상이 되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복서의 정신이 건축가가 된 안도에게도 녹아 있으리라 하며 이번 편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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