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여행기
제 8편. 아와지 유메 부타이 (Awagi Yumebutai)
2016-03-08 15:25:00 | 아키포털
제 8편. 아와지 유메부타이 (Awagi Yumebutai)
: 안도 다다오가 주는 '종합 선물 세트'

#01. 꿈의 무대! 유메 부타이.
'유메 부타이'(Yume butai)는 일본어로 꿈을 뜻하는 '유메'와 무대란 뜻의 '부타이'가 합해진 이름으로 직역하자면, '꿈의 무대'라고 해석할 수 있다.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21세기의 꿈의 무대' 라고 표현하였으나, 직접 이 곳을 다녀온 내가 느끼기에는 뭐랄까? 21세기 라는 표현 대신 '안도의 꿈의 무대'라고 말하고 싶다.
이유인 즉슨, '안도의' 모든 건축 기법들이 이 곳에서 자유롭게 펼쳐져 있는데 그 규모에 실로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고, 이제까지 건축가 안도의 작품 하나하나들이 모두 담겨져 있는 종합 선물 세트와도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이 곳은 감히 안도에게는 꿈의 무대나 다름없었으리라... 란 이야기로 이번 여행기를 시작해 보려 한다.




- 대지 면적: 28헥타르
- 총 바닥 면적: 109.000
- 완공 : 2000년 3월 9일
- 시설 : 아와지 유메 부타이 국제 회의 센터
호텔
레스토랑 및 상점
관측 테라스
백단원/ 쉘 정원
기적의 식물원
오픈 에어 극장
산책로 정원
교회
개요를 보다시피 이 곳에는 엄청난 시설들 (호텔, 국제 회의 센터, 레스토랑, 정원, 식물원 등등)이 모두 모여 있다.
그리고 안도는 대지 면적 28헥타르에 달하는 엄청난 공간에서 자신이 원하는 설계를 각각의 건축 용도에 맞게 마음껏 그려 놓았다.
방문하실 분들이라면 이 곳만큼은 필히 운동화를 신고 가시길~ ^^
#02. 대지진으로 인한 슬픔... 그리고 변경된 설계
유메 부타이는 본래 아카시 해협대교가 개통되는 1998년에 맞춰 완공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1995년, 실시설계를 마치고 착공을 시작했을 때 한신대지진이 발생했다.
1993년부터 이 프로젝트를 만들어 오던 안도에게 지진은 정말 충격적인 사건이었고, 당시 영국에 머무르고 있던 그는 급히 고향인 오사카로 돌아왔다.
그리고 6천4백여명 이라는 사상 초유의 희생자를 낸 지진의 참상을 보며 슬퍼했다.

이에 안도는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설계를 변경 하였다.
변경된 설계도의 가장 큰 변화는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가장 높은 곳에 '백단원' 이라는 추모 공간이 탄생한 것이었다.
백단원은 유메 부타이의 가장 중요한 곳으로, 나중에 다시 설명하려 한다.

▲ 유메 부타이의 전체 모습

▲ 호텔로 사용하는 건물
▲ 오픈 에어 극장 (야외 무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 국제 회의 센터 건물
유메 부타이는 한신 대지진의 진원지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하였기 때문에, 지진이 일어난 뒤 안도는 바로 지반조사부터 다시 실시했다.
그 결과 발견된 부지 내의 여러 개의 활성 단층으로 설계 변경을 다시 하였고, 설계 변경과 시공에 약 2년이 소요되었다.
마침내 2000년 3월 <아와지 꽃 박람회 2000> 의 개막과 함께 그 모습을 세상에 선보였다.
#03. 안도가 만든 호텔이니 당연히 노출 콘크리트지!

뒤편으로 보이는 건물이 호텔 건물이다.
안도 다다오답게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호텔을 설계해 놓았는데 총 객실은 201개 이다.
모든 객실에서는 오사카의 푸른 바다를 조망할 수 있으며, 국제 회의 센터를 방문한 후 숙박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부러 가장 근접이 용이하면서도 구석진 곳에 만들어진 것 같다.
실제로 유메 부타이에는 식물원이나 정원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은데 호텔에 머무르는 투숙객들과 최대한 접촉이 적은 공간에 배치되어 있다.






#04. 산책하듯이 즐기는 조개의 해변과 분수
유메 부타이에도 역시 '물'은 빠질 수 없는 건축물의 일부가 된다.
오사카 만의 전경을 안도식 해석대로 모든 건축물이 있는 곳에서도 물을 느낄 수 있게끔 해 놓았는데 특히 백만개가 넘는 가리비로 만든 조개의 해변이 압권이다.
호텔에서부터 레스토랑으로 가는 길은 마치 소풍을 온 듯하게 그렇게 나를 설레게 했다.





만 개가 넘는 가리비를 일일이 시공하느라 경상도 표현을 빌려 정말 욕 봤겠다 싶고 한편으로는 완벽주의적인 건축가 안도 밑에서 일하는 팀들도 참 보통 사람들은 아닐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한적한 시간에 방문해서인지 이 모든 풍경과 공간들이 오롯이 나만을 위한 것들 같았다. ^^
이런 게 신선 놀음이지~!!!!




#05. 레스토랑으로 가는 길
분수를 지나 레스토랑으로 진입하는 길이다.
계단식 물의 정원을 만들어서 얉지만 깨끗한 물들이 졸졸졸 소리를 내며 경쾌하게 흐른다.
오른쪽으로는 잎사귀가 푸르른 나무들을 심어 두어서 진입하는 곳 끝에 위치한 식물원과도 컨셉을 같이 하고 있다.





역시나 노출 콘크리트로 화단을 만들어 두고 양쪽으로는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도록 벤치의 역할까지 수행하도록 한 아이디어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벽 쪽으로는 역시나 안도표 보행자 통로가 보인다.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보행자 통로에는 야간 통행을 위한 조명도 설치되어 있다.
별거 아니라고 무심히 지나칠 수 있지만 참으로 섬세하고 일관적인 건축가다 싶었던 부분이다.




식당가로 진입하는 길에도 역시 조경수와 물이 있다.
식당가에는 열 개가 채 되지않는 가게들이 있고 대체적으로 음식의 질이 훌륭한 편이었다.
가격도 비싸지 않으니 이 곳에서 허기를 달래도 좋을 듯 하다.


#06. 식물원과 중앙 포럼



이 곳에는 식물원도 있는데 차가운 노출 콘크리트와 투명한 유리를 녹색 식물들이 중화 시켜주고 있었다.
미스 반 데어 로에의 작품과도 흡사한 군더더기 없는 창문의 프레임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명화의 정원에서와 같은 양식의 폭포도 귀를 즐겁게 해준다.


호텔과 레스토랑 그리고 식물원까지는 유메 부타이의 '맛 보기'에 불과하다.
진짜 안도의 작품은 이 곳 중앙 포럼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전체적인 안도표 건축물도 눈 요기가 충분히 되지만 구석구석 알짜배기 디테일들이 그의 작품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고 있었다.



위의 사진에 있는 작품은 실제로 보면 그 크기에 놀라고 '어떻게 노출 콘크리트를 뚫고 나오게 디자인 했을까?' 그 발상이 참으로 대단하다.
안도는 이 곳에서 자신이 해 보고 싶어했던 모든 표현들을 자유롭게 해 놓고 있다.
이름 그대로 '꿈의 무대'가 100% 매칭이 되는 순간이 이 곳에서 부터 인것 같다.
안도가 추구하는 건축의 기본을 그대로 가되, 그 이상 그가 해 보고 싶었던 요소요소들이 이 곳에서부터 펼쳐지고 있었다.




'노출 콘크리트의 가장 큰 장점은 내부 공간과의 연속성이나 유대감이 강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할 수 있었던 건축물 이기도 하다.
재료의 특성상 내부 공간에 어떠한 칠이나 마감재 없이 외부에서 받았던 그 느낌 그대로를 잘 살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콘크리트인데, 엘리베이터의 차가운 금속과도 그 조화가 그지 없다.
다시 외부로 나와 바깥 공간의 가장 높은 층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이 곳에서부터 바다 쪽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게 되는데 올라가는 길이 어떨지 안도는 또 어떻게 그 공간을 디자인 해 놓았을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음이 급해졌다.

전망대 쪽으로 올라갈 때에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도 좋고 계단을 이용해도 무방하다.
개인적으로는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고 제일 꼭대기층에 내려서 계단으로 내려오시기를 추천해 드린다.
#07. 옥상 정원만 보는데도 시간 가는 줄 모르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내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다.
어디서부터 하늘이고 어디서부터가 바다인지 모를 푸른 하늘과 바다... 그것을 해치지 않고 고스란히 담기 위해 어쩌면 안도는 이렇게 낮은 난간을 선택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계단이 있는 길에도 안도 다다오가 즐겨 사용하는 친근한 자재들로 더할나위 없이 건축물의 외관과 스토리를 이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안도는 건축물의 가장 높은 층에도 물의 정원을 만들어 두었는데, 이는 유메부타이의 초입에 있는 계단식 형태의 축소판으로 보면 될 것 같다.
계단식 물의 정원은 '고여있지 않고' '흐르는' 살아 있는 생명의 근원으로써의 물로 정원의 이국적인 조경수와 하모니를 맞추고 있다.
특히 꽃과 나무들은 일본에서는 보기 드문 서양의 품종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 곳에는 유럽 현지에서 조경관리를 위해 파견된 전문가들이 잠시 후 설명드릴 '백단원'을 비롯, 특별 관리하고 있었다.




▲ 식물원 건물이 한 눈에 들어온다

#08. 마침내 유메부타이의 하이라이트, '백단원'
'백단원'은 바닷가 근처의 흔한 리조트로 전락할 수도 있었던 유메부타이를 지금의 명성과 인기를 얻게 만들어 준 가장 큰 요소가 되는 곳이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유메부타이에서 가장 높은 곳에 도착하면 마침내 백단원을 만나볼 수 있게 된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95년 한신 대지진으로 안도 다다오는 설계도면을 대폭적으로 수정을 했고, 수정된 내용 중 핵심파트가 된 것이 바로 '백단원' 이다.
백단원은 산의 측면을 따라 100개의 계단식 화단을 만들고, 세계 각지의 국화를 종류별로 심어 지진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공원이다.
이름처럼 백 가지 종류의 꽃을 볼 수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백단원으로 향하는 야외 복도가 나온다.
여기부터가 유메부타이의 진짜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작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산과 바다 그리고 안도의 건축물들이 눈을 즐겁게 해 준다.

계단을 따라 꾸며진 백 개의 화단에는 어느 한 곳 비워진 곳 없이 예쁜 꽃들로 가득했다.
한편으로는 단순히 지진 희생자를 위한 추모 공원 치고는 참으로 유지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공간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백단원으로 향할 때에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했지만 내려올 때에는 역시 계단으로 내려와야 하는 이유가 있다.
여기에도 역시 계단식으로 만든 거대한 물의 정원이 중앙으로 흐르는데 '졸졸졸~~~~' 하는 물소리가 마음마저 편안하게 해 준다.
4편. <치카츠 아스카 박물관> 편에서 봤던 그 계단식 광장을 이 곳에도 그대로 접목시켜 놓았는데, 따뜻한 날 저녁에 일몰을 보며 즐기는 공연은 상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09. 마침표까지 웅장하게, 섬세하게!
여기까지 내려왔다면 이제 마지막 코스를 만날 차례이다.
백단원에서부터 중앙 계단광장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중간에서 멈추게 되는데 인공폭포를 이용하여 건축 스토리를 분절시키고 있다.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에는 그야말로 보다보다 지치는(?) 안도의 마지막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사진들만 봐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이전 <사야마이케 박물관>편에서 봤던 그 모습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번 편을 "안도의 종합 선물세트" 라고 이름 짓지 않았던가 ^^




유메부타이의 마지막 여정은 '교회'의 예배당을 보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빛의 교회'의 모티브를 그대로 카피해서 만든 교회는 마침내 길었던 건축 여정을 갈무리 시키는 곳이다.
'원조'빛의 교회는 교회의 벽면에 십자가 모양의 창을 내어 빛이 들어오게 하였다면, 유메부타이의 빛의 교회는 천장에 창을 만들어 두었다.
예배당의 크기는 아주 협소했지만 이것으로 기존의 안도가 창조하였던 모든 건축 스토리와 구성들을 유메부타이라는 한 장소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러한 이유에서 안도가 설계한 건축물들을 모두 견학해 볼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안도에게 꿈의 무대가 되어 준 이 곳을 방문하시기를 조심스럽게 추천해 드리는 바이다.
ㅁ
한편의 단편소설이 아닌 거대한 역사의 장편 영화와도 같았던 유메부타이 편을 마무리 하면서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소개하고 싶어했던 그의 말로 건축 여행기를 마무리 하려 한다.


<아와지 유메부타이>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물, 바람, 빛, 그늘, 하늘, 산, 그리고 바다 등 평소 간과하기 쉬운 자연의 보습을 얼마나 발견할 수 있는지...
21세기는 이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자연이 환경을 다듬어주는 시대가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자연을 대하며, 환경과 공생해 나가야 할 시대입니다.
정원의 나무와 시냇물, 록코산이나 오사카만과 같은 가까운 자연부터,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을 포함한 지구 규모의 장기 변동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사는 <환경>에 대한 의식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2000년이라는 뜻 깊은 해에 탄생한 유메뷰ㅜ타이. 앞으로 천년의 시간을 넘어 물과 푸르름 속에 살람들에게 계속하여 용기를 줄 수 있는 그런 곳으로 자라나기를 기원합니다.
-아와지 유메부타이 사진집 <21세기의 꿈의 무대>, 안도 타다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