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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의 역사와 함께 불어오는 바람의 미학 - 인도 자이푸르의 하와 마할
2018-07-02 00:00:00 | 아키포털
5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인도는 힌두교, 이슬람교, 불교, 자이나교 등 다양한 종교와 15개에 달하는 국가 공식 언어가 쓰이고 있는 거대한 문화의 항로와도 같은 곳이다. 13억 인구를 자랑하는 세계 인구 2위 국가답게 국가적 건축물 또한 장엄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다가오는 휴가철을 앞두고 어디로 떠나면 좋을지 국외로 눈을 돌리던 중, 무더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휴양지를 시작으로 다소 난이도가 높은 여행지인 인도에까지 다다랐다. 인도의 핑크시티라 불리는 자이푸르에는 냉방시설 없이도 사계절 내내 자연 바람을 만끽할 수 있는 건축물이 존재한다고 한다. 낮에도 그늘의 기온이 40℃를 넘는 경우가 허다한 인도에서 에어컨 없이도 누릴 수 있는 자연의 바람은 과연 어떤 맛일까.

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dalbera/8486493475
200년 간 공기 순환의 기술을 지녀온 건축, 바람의 궁전
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ashumittal/27196058594
인도 서부의 자이푸르는 상업도시로서 담홍색 건물이 많아 핑크 시티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 별칭이 붙어진 데에는 100년 전 영국 왕세자 에드워드 7세가 인도를 방문했을 당시 환영의 의미로 시내의 모든 건물을 분홍색으로 칠했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지금은 인도 정부에서 자이푸르 내의 모든 건물의 색을 핑크색으로 규제할 정도로 도시의 정체성이 되었다.
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nicocrisafulli/5581450422
935개의 작은 창문이 벌집 모양의 형태를 이루고 있는 하와 마할 역시 핑크도시의 별칭에 걸맞게 핑크빛을 자랑한다. 건물은 전체적으로 따듯한 색감을 자랑하면서도 외형에 나 있는 수백 개의 창문 때문인지 묵직한 존재감을 나타낸다. 파사드는 보는 이로 하여금 굉장히 오묘한 느낌을 선사한다. ‘바람의 궁전’이라 불릴 만큼 이토록 많은 창문을 낸 이유는 무얼까.
창문 밖의 풍경은 낭만 그 자체이지만 창문 안의 풍경은 우리가 상상한 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과거 외출이 자유롭지 못했던 왕실 여성들이 실내에서 바깥을 자유롭게 내다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수백 개의 창문을 만들었다고 한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으면 인도의 유명 건축물의 건립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여성에 대한 연모의 마음이 강렬한 소유욕으로 이어져 만들어진 하와 마할에는 맹목적인 사랑만큼이나 붉은 바람이 지금까지도 안과 밖을 부유한다.

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robphoto/2862279832
하와 마할을 마냥 집착의 결과물로 만들어진 건축물로 단정 짓기는 아쉽다. 바람의 궁전이라는 이름이 붙은 데에는 사계절 내내 시원한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구현된 건축 기술덕분이다. 하와 마할 전면에는 창문과 함께 발코니가 있다. 이 발코니는 모두 막혀 있고 밖으로는 자로카라는 작은 창문과 미세한 구멍이 나 있는데, 과거 왕실 여성들이 이 자로카를 통해 외부의 풍경을 구경하며 바람을 맞았다고 전해진다. 건물 전체의 모든 벽이 돌로 만들어져 냉방 효과를 높이고 자로카는 공기 필터처럼 외부의 먼지의 유입과 열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과거 건축 기술이 현대의 건축물에까지 이어져, 인도의 대부분 주거지는 벽을 돌로 세우고 바닥을 대리석으로 깔고 있다. 이는 무더운 인도의 기후에서 내부의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한다. 이처럼 자연 냉방이 적용된 건축물은 무더운 여름에는 시원하고 추운 겨울에는 보온 효과를 낸다.
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ashwinkumar/39418839075
인도에서 사계절 내내 냉방시설 없이도 시원할 수 있는 바람의 궁전, 그곳에는 오늘도 핑크빛 바람이 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