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OD(Level of Development)는 BIM 모델을 구성하는 각 요소가 어느 정도까지 구체화되었고, 그 정보를 협업 상대가 어디까지 신뢰해도 되는지를 단계로 정의한 기준이다. 같은 벽이라도 기획 단계에서는 대략의 위치와 두께만 있으면 되지만, 시공 단계에서는 마감재·상세 치수·시공 정보까지 담겨야 한다. LOD는 이 차이를 100·200·300·350·400·500이라는 단계로 나눠, 모델을 주고받는 사람들이 ‘이 요소를 어디까지 믿고 써도 되는가’를 합의하게 해 준다. 핵심은 LOD가 ‘모델을 얼마나 자세히 그렸는가’가 아니라 ‘그 정보가 어느 수준의 의사결정에 쓰일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공통 언어라는 점이다.
■ AIA가 만든 LOD, BIMForum이 채운 틈
LOD 개념은 미국건축사협회(AIA)의 계약 문서 체계(E202, 이후 G202)에서 정립됐다. 원래 AIA는 100·200·300·400·500 다섯 단계를 정의했는데, 300(정확한 형상)과 400(제작 수준) 사이의 간극이 트레이드(설비·전기 등) 간 간섭 조정 작업에는 너무 넓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BIMForum이 그 사이를 메우는 LOD 350(연결·간섭 조정)을 추가했고, 오늘날 실무에서 쓰이는 여섯 단계가 완성됐다. 그래서 LOD 350만 출처가 BIMForum이고 나머지는 AIA 계열이라는 점을 기억해 두면 문서를 읽을 때 혼선이 줄어든다.
■ 단계별 상세 수준 표
| LOD | 단계 명칭 | 상세 수준 | 대표 활용 |
|---|---|---|---|
| 100 | 개념(Conceptual) | 2D 기호나 매스(덩어리)로 요소의 존재만 표현. 면적·부피·방위 같은 개략 정보를 다른 요소에 붙여 추정하는 수준. | 기획, 개략 물량·공사비 추정 |
| 200 | 근사 형상(Approximate) | 대략의 크기·형상·수량·위치·방향을 가진 일반 요소. 수치는 근사값으로 본다. | 계획 설계, 대안 비교 |
| 300 | 정확한 형상(Precise) | 정확한 크기·형상·위치를 확정한 요소. 모델에서 직접 치수를 측정해 쓸 수 있다. | 기본·실시설계, 도면 산출 |
| 350 | 연결·조정(Coordination) | 300에 더해 부재 간 연결부·접합·간섭 관계까지 표현. 트레이드 간 간섭(clash) 조정의 기준. | 시공 상세 협의, 간섭 검토 |
| 400 | 제작(Fabrication) | 제작·조립·설치가 가능한 수준의 상세·가공 정보 포함. | 공장 제작, 시공 상세도 |
| 500 | 준공(As-Built) | 현장에서 실측 검증된 준공 상태. 형상보다 운영·자산 정보의 신뢰가 핵심. | 유지관리, 자산·시설 운영 |
주의할 것은 LOD 500이 ‘가장 상세한 모델’을 뜻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500은 실측으로 검증된 준공 정보라는 의미이지, 반드시 400보다 형상이 더 정밀하다는 뜻이 아니다. 운영 단계에서는 오히려 형상을 단순화하고 자산 정보(제조사·모델명·보증·유지관리 이력)를 채우는 경우가 많다.

■ LOD(Development) vs LOI(Information), 그리고 영국식 구분
실무에서 가장 자주 헷갈리는 대목이 LOD와 LOI다. LOD(Level of Development)는 요소의 형상과 정보를 합쳐 ‘어디까지 믿고 쓸 수 있는가’를 다루고, LOI(Level of Information)는 그중 비(非)형상 정보 — 제조사, 모델번호, 성능값, 유지관리 이력 같은 속성 — 를 얼마나 담았는지를 가리킨다. 통상 ‘LOD = 형상 수준(Level of Detail) + 정보 수준(LOI)’로 이해하면 관계가 정리된다. 형상은 ‘어떻게 보이는가’, LOI는 ‘무엇을 아는가’를 담당하는 셈이다.
여기에 국가별 용어 차이가 더해진다. 미국(AIA/BIMForum)은 100~500 숫자 체계를 쓰지만, 영국은 과거 PAS 1192 체계에서 LOD를 ‘Level of Definition’으로 부르며 형상(Level of Detail)과 정보(Level of Information)를 명시적으로 분리했다. 이 체계는 현재 국제표준 ISO 19650의 ‘정보 요구사항(information requirement)’ 개념으로 흡수됐다. 즉 미국식은 ‘development 한 숫자로 형상+정보를 묶어’ 표현하고, 영국/ISO식은 ‘형상과 정보를 나눠’ 요구하는 방식으로, 발주 문서가 어느 체계를 따르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 발주와 BEP에서 LOD를 지정하는 법
LOD는 모델을 만든 뒤 붙이는 라벨이 아니라, 프로젝트 초기에 미리 요구하는 값이다. 발주자는 과업지시서와 BIM 수행계획서(BEP, BIM Execution Plan)에 ‘어느 단계(설계 진행 시점)에, 어느 요소를, 어느 LOD까지’ 갖출지를 매트릭스(모델 요소 분해표 × 마일스톤)로 명시한다. 예컨대 ‘기본설계 완료 시 구조 골조 LOD 300, 외피 LOD 200, 설비 LOD 200’ / ‘실시설계 완료 시 구조 LOD 350, 설비 LOD 300’ 같은 식이다.
여기서 가장 흔한 실수가 ‘프로젝트 전체를 LOD 몇으로’라고 뭉뚱그려 지정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같은 시점이라도 요소마다 요구 LOD가 다르다. 간섭이 잦은 설비·구조 접합부는 일찍부터 LOD 350이 필요하지만, 조경이나 가구는 끝까지 LOD 200이면 충분한 경우가 많다. 필요 이상으로 높은 LOD를 일괄 요구하면 모델은 무거워지고,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정보가 확정된 것처럼 보여 오히려 위험해진다.

■ 눈여겨볼 것
LOD를 ‘모델을 무조건 자세히 만들수록 좋다’는 뜻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실무의 방향은 그 반대에 가깝다. LOD의 본질은 ‘이 단계에서 이 정보를 신뢰해도 되는가’를 정하는 약속이다. 확정되지 않은 치수를 LOD 300처럼 그려 두면, 뒷단의 물량 산출과 간섭 검토가 잘못된 전제 위에서 돌아가게 된다. 그래서 성숙한 조직일수록 ‘더 그리기’보다 ‘요구된 만큼만, 제때’ 채우는 데 집중한다. LOD는 그리기의 목표가 아니라 정보 신뢰의 계약이다.
■ 이런 분께 도움이 됩니다
- BIM 발주·관리 담당자 — 마일스톤별·요소별로 요구 LOD를 매트릭스로 지정해야 필요한 정보를 제때 받고 대가 산정 근거도 명확해진다
- 설계·시공 실무자 — 요소마다 적정 LOD를 지키면 과도한 모델링과 오해를 줄이고, 간섭 조정을 올바른 시점에 시작할 수 있다
- BIM을 배우는 학생·초심자 — LOD/LOI, 미국식과 영국·ISO식 구분을 알아 두면 국내외 지침서를 읽을 때 용어 혼선을 피할 수 있다
■ 참고
LOD는 국제적으로 완전히 통일된 단일 표준이 아니라 AIA/BIMForum(미국), ISO 19650(영국·국제) 등 체계별로 정의와 용어가 조금씩 다르다. 따라서 계약·지침서를 볼 때는 반드시 ‘어느 체계의 LOD인지’와 ‘요소별·시점별 요구표’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국내 공공 BIM 발주는 국토교통부·조달청의 BIM 적용 지침을 기준으로 하므로, 해당 지침의 LOD(또는 상세수준) 정의와 프로젝트 BEP를 대조해 적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공식 참고 자료 및 적용 범위
이 글은 LOD 개념의 일반적 활용을 설명합니다. 실제 LOD 정의·책임·납품 요건은 프로젝트 계약, 발주 요구사항 및 채택한 표준·가이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 자료는 확인일 기준의 제조사·표준기구 또는 공공기관 공식 문서입니다. 제품 기능·표준·정책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프로젝트 적용 전에는 사용 중인 버전의 최신 원문과 프로젝트 기준을 확인하세요.
확인일: 2026-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