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다싱 국제공항 – 불가사의한 곡면과 전통의 재해석

베이징 다싱 국제공항 – 불가사의한 곡면과 전통의 재해석

■ 허베이 평원 위에 펼쳐진 미래 도시의 관문 베이징 다싱 국제공항(北京大兴国际机场)은 단순한 공항을 넘어 21세기 중국 건축의 새로운 지평을 연 상징적 프로젝트다. 2019년 9월 개항한 이 초대형 공항은 영국의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가 설계를 맡았으며, 연간 1억 명 이상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터미널을 자랑한다. 거대한 불가사리 형태의 평면은 하늘에서 보면 마치 땅 위에 떨어진 우주선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중국 전통 건축의 정수가 숨어 있다. ■ 세계 최대 공항 건설이라는 도전 베이징은 이미 수도국제공항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급증하는 항공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다. 중국 정부는 2014년 다싱…
은빛 곡면 한 채가 도시를 살리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은빛 곡면 한 채가 도시를 살리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쇠락한 항구도시가 미술관 하나로 되살아난 이야기는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듣게 된다. 그 주인공이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1997년 문을 연 이 건물은 물고기가 헤엄치듯 비틀린 곡면과 빛에 따라 색이 변하는 티타늄 외피로 20세기를 대표하는 건축물의 반열에 올랐고, 도시의 운명까지 바꿔 '빌바오 효과'라는 말을 낳았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이 건물의 개념과 설계 방법, 그리고 그 파장을 짚어 본다. (아래 이미지는 실제 건물 사진이 아니라, 비정형 곡면 건축의 양식과 개념을 표현한 이미지다.) ■ 바스크의 자존심과 강변의 재편 빌바오가 놓인 바스크 지방은 고유한 언어와 문화를 지켜 온 지역으로, 지역의…
세계 초고층을 연달아 맡은 시공사, 삼성물산 건설부문

세계 초고층을 연달아 맡은 시공사, 삼성물산 건설부문

국토교통부가 7월 30일 공시한 2026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삼성물산이 34조 8,785억 원으로 토목건축공사업 1위에 올랐다. 이 회사의 이력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세계적인 초고층 건축을 연달아 맡았다는 점이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의 2번 타워를 주 시공사로 맡았고, 대만 타이베이 101 공사에 참여했으며, 2010년 준공한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는 벨기에 베식스, 아랍에미리트 아랍텍과 합작으로 시공했다. 초고층 공사는 층이 올라갈수록 콘크리트를 높이 밀어 올리는 압송과 바람에 따른 흔들림 제어가 관건인데, 세 건을 잇달아 수행하며 관련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공사실적을 보면 건축 부문 8조 6천억 원으로 현대건설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경부고속도로에서 중동까지, 현대건설이 남긴 기록

경부고속도로에서 중동까지, 현대건설이 남긴 기록

현대건설은 2026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18조 2,714억 원으로 2위에 올랐고, 지난해 공사실적은 건축 9조 3천억 원과 아파트 7조 원으로 두 부문 모두 1위였다. 이 회사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1970년 개통한 경부고속도로와 1976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이다. 주베일 공사의 계약액 9억 3천만 달러는 당시 우리 정부 예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였고, 육상과 해상 공정을 한꺼번에 수행하면서 해양 시공 기술을 확보한 계기가 됐다. 서산 간척 사업에서는 1984년 수명이 다한 유조선을 가라앉혀 거센 물살을 막는 방식으로 끝막이 공사를 마쳤고, 사업 전체는 1995년 완공됐다. 토목과 건축, 해외 플랜트를 함께 끌고 온 이력이 지금의 순위로 이어진…
주거를 브랜드로 바꾼 GS건설의 자이

주거를 브랜드로 바꾼 GS건설의 자이

GS건설은 국토교통부가 공시한 2026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11조 668억 원으로 토목건축공사업 3위에 올랐다. 이 회사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것은 2002년 9월 선보인 아파트 브랜드 자이다. 자이는 eXtra Intelligent의 앞 글자를 딴 이름으로, 건설사가 시공만 맡던 관행에서 벗어나 주거 상품을 브랜드로 관리하기 시작한 국내 흐름을 보여 주는 사례다. 브랜드를 앞세운 주택 사업은 실적으로도 이어져 지난해 아파트 부문 공사실적은 5조 9천억 원으로 현대건설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다만 시공능력평가액은 최근 3년간 공사실적에 경영상태와 기술능력을 더한 뒤 신인도를 가감해 산정하므로, 특정 해의 분양 성적만으로 순위가 정해지지는 않는다.
구조를 겉으로 드러낸 파리 퐁피두 센터

구조를 겉으로 드러낸 파리 퐁피두 센터

파리 4구 보부르 지구에 들어선 퐁피두 센터는 1971년 국제 설계공모에 681개 안이 제출된 끝에 렌초 피아노와 리처드 로저스의 안이 당선됐고, 1977년 1월 일반에 문을 열었다. 광장 쪽에서 건물을 마주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외벽을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유리 튜브 에스컬레이터다. 이 튜브를 따라 올라가는 동안 관람객의 시선은 전시실이 아니라 파리 시가지로 향한다. 배관과 설비를 실내에 감추지 않고 바깥으로 밀어낸 덕분에 내부는 기둥이 거의 없는 넓은 바닥판으로 남았고, 전시 구성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다. 미술관이라기보다 도시의 마당에 가깝게 지어진 이 건물은, 건축이 무엇을 감추고 무엇을 드러낼지를 정면으로 뒤집어 놓은…
태평양을 향해 열린 중정, 루이스 칸의 살크 생물학 연구소

태평양을 향해 열린 중정, 루이스 칸의 살크 생물학 연구소

미국 캘리포니아 라호이아 해안에 자리한 살크 생물학 연구소는 루이스 칸이 설계해 1965년 완공했다.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조너스 소크의 의뢰로 지어졌으며, 6층 규모의 연구동 두 채가 좌우 대칭으로 마주 서고 그 사이에 트래버틴을 깐 약 90미터 길이의 중정이 놓인다. 중정에는 나무 한 그루 심지 않고 가느다란 수로 하나만 태평양 쪽으로 뻗어 있는데, 해질 무렵 이 물길과 수평선이 겹치면서 중정 전체가 하나의 소실점으로 모인다. 벽은 거푸집 자국을 그대로 남긴 노출 콘크리트이고, 개인 서재 창에는 도장이나 방부 처리를 하지 않은 티크 목재를 썼다. 연구소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침묵하는 광장 같은 이 건물은, 20세기 후반…
책이 하나의 경사로로 이어지는 시애틀 중앙도서관

책이 하나의 경사로로 이어지는 시애틀 중앙도서관

시애틀 중앙도서관은 OMA의 렘 콜하스와 조슈아 프린스라무스가 시애틀의 LMN 아키텍츠와 함께 설계해 2004년 5월 23일 개관한 11층 규모의 공공도서관이다. 연면적은 약 3만 4천 제곱미터(약 36만 제곱피트)에 이른다. 바깥에서 보면 유리와 강철 격자로 짜인 표피가 층마다 다른 각도로 접히고 물러나 있어, 서 있는 위치에 따라 건물 윤곽이 달라 보인다. 내부에서 가장 특징적인 곳은 북 스파이럴(Books Spiral)로, 서가를 층으로 끊지 않고 듀이십진분류 순서를 따라 완만한 경사로 하나에 연속으로 배열했다. 이용자는 층을 갈아타거나 계단을 오르내리지 않고, 걸어 올라가는 것만으로 000번대에서 900번대까지 지나가게 된다. 개관한 해에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건축물'에 올랐다. ■ 프로그램을 쌓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