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대지라도 건폐율·높이 제한·부설주차장 기준을 정해진 대로만 적용하면 창의적인 설계가 나오기 어려운 사업이 있다. 특별건축구역은 이런 경우를 위해 건축법이 마련해 둔 예외 장치다. 국토교통부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도시경관을 살리거나 건축기술 수준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구역을 지정하면, 그 구역 안에서는 조경·건폐율·높이 제한 같은 일반 건축기준의 일부를 적용하지 않거나 완화해서 적용할 수 있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를 비롯한 여러 신도시·공공사업지구가 실제로 이 제도로 지정된 바 있다. 이번 글에서는 특별건축구역의 법적 근거와 지정 절차, 실제로 완화되는 건축기준, 지정 사례, 그리고 용도지역·지구단위계획과의 차이를 정리한다.

특별건축구역 개념을 나타낸 도시계획 조감도, 다양한 높이와 배치의 건물 군집

특별건축구역이란 – 건축법 제69조의 정의

특별건축구역은 건축법 제69조에 근거를 둔 제도다. 조화롭고 창의적인 건축을 통해 도시경관을 새롭게 창출하고 건설기술 수준을 끌어올리며 건축 관련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국토교통부장관 또는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가 해당 구역을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지정 주체가 이원화돼 있다는 점이 특징인데, 여러 지자체에 걸치거나 국가 차원의 사업은 국토교통부장관이, 개별 지자체 사업은 해당 시·도지사가 지정을 맡는다. 실제 지정 대상은 개별 건축물 한 채보다는 신도시 개발사업지구, 공공기관 이전부지, 노후 산업단지·항만 재개발구역처럼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구역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제도는 2007년 건축법 개정으로 도입돼 2008년부터 시행됐다.

지정 요건과 절차 – 30일 이내 건축위원회 심의

특별건축구역 지정은 중앙행정기관의 장, 사업구역을 관할하는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이 국토교통부장관 또는 시·도지사에게 지정을 신청하면서 시작된다(2020년 개정 이후에는 이들 신청권자 외의 자도 지정을 제안할 수 있게 됐다). 신청할 때는 구역의 위치·범위·면적, 지정 목적과 필요성, 건축물의 규모와 용도, 도시·군관리계획과의 관계, 설계·공사감리·시공 발주 방법, 그리고 미술작품·부설주차장·공원 등을 통합 적용하기 위한 운영관리계획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지정신청을 받은 국토교통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신청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 국토교통부장관이 지정하는 경우는 중앙건축위원회가, 시·도지사가 지정하는 경우는 해당 지방건축위원회가 심의를 맡는다. 심의 과정에서는 지정의 필요성·타당성·공공성, 피난과 방재 대책 등을 함께 검토한다. 지정하려는 구역이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구역과 겹치면 국방부장관과 사전 협의도 거쳐야 한다. 신청 없이 국토교통부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직권으로 지정하는 경우도 있다. 지정됐다고 완화 혜택이 영구히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지정일로부터 5년 이내에 사업이 착수되지 않거나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지정받은 사실이 확인되거나 지정 요건을 어긴 경우에는 지정이 해제될 수 있다.

표준 건축기준 건물과 특별건축구역 완화 기준이 적용된 건물의 입면을 비교한 다이어그램

완화·배제되는 건축기준 – 제73조와 제74조

특별건축구역에서 실제로 달라지는 것은 개별 건축기준이다. 건축법 제73조 제1항은 대지의 조경(제42조), 건축물의 건폐율(제55조), 용적률(제56조), 대지 안의 공지(제58조), 건축물의 높이 제한(제60조), 일조 등의 확보를 위한 건축물의 높이 제한(제61조), 그리고 주택법상 일부 부대시설 기준을 특별건축구역 안에서는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정한다. 제2항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방건축위원회가 다른 방법으로 같은 수준의 기준이나 성능을 확보했다고 인정하면 피난시설·용도 제한, 내화구조, 방화구획, 승강기 설치기준 등과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상 에너지 관련 규정까지 완화 적용할 수 있게 한다. 부설주차장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다뤄진다. 건축법 제74조는 미술작품, 부설주차장, 공원 같은 시설을 개별 대지마다 따로 두지 않고 구역 전체 또는 일부를 대상으로 통합해 배치·운영할 수 있는 통합적용계획을 규정한다. 여러 동의 건물이 하나의 지하주차장이나 공용 조경·공원을 함께 쓰는 도시개발사업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이다.

실제 지정 사례

특별건축구역은 2008년 시행 이후 주로 신도시와 공공사업지구를 중심으로 활용돼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새롬동(2-2생활권) 전체 블록을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하고 2013년 설계공모를 거쳐 특화 설계안을 마련했는데, 이는 행복도시에서 처음으로 공동주택 단지 디자인 차별화를 목표로 이 제도를 적용한 사례로 꼽힌다. 행복도시 안에는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지정된 구역이 여러 곳 더 있다. 한옥을 활용한 특화마을 조성에도 이 제도가 쓰였는데, 서울 은평·북촌·경복궁 서측, 경기 수원화성, 세종 고운동 등 5곳이 한옥 특화단지 조성을 목적으로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됐다. 이 밖에 부산항(북항) 재개발사업지구가 2016년, 부천시 소사역세권 지구단위구역이 2020년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돼 각각 항만 재개발과 역세권 복합개발에 이 제도를 활용했다.

특별건축구역으로 조성된 도시 블록 예시, 다양한 높이의 건물과 공유 조경·광장이 배치된 조감도

용도지역·지구단위계획과 무엇이 다른가

특별건축구역을 용도지역이나 지구단위계획과 혼동하기 쉽지만 성격이 다르다. 용도지역은 전 국토를 대상으로 미리 정해 둔 큰 틀의 토지이용 구분으로, 주거·상업·공업·녹지 같은 구분에 따라 건폐율·용적률 상한이 일률적으로 정해진다. 지구단위계획은 그 위에 얹혀 특정 구역의 가로체계·건축선·용도 배치를 상세하게 구체화하는 도구다. 반면 특별건축구역은 이런 일반 기준의 적용을 전제로 하지 않고, 오히려 그 기준의 일부를 적용하지 않거나 완화해 창의적인 설계를 가능하게 하는 예외 장치에 가깝다. 용도지역과 지구단위계획이 “무엇을 어떻게 지어야 하는가”를 촘촘히 규정한다면, 특별건축구역은 건축위원회 심의를 조건으로 “이번만은 다르게 지어도 된다”고 허용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르다.

정리

특별건축구역은 획일적인 건축기준이 만들어 내는 도시 경관의 단조로움을 풀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다만 완화 혜택이 자동으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고, 건축위원회 심의와 통합적용계획 수립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하며, 지정 후에도 착공 기한을 지키지 못하면 해제될 수 있다. 세종시 행복도시의 공동주택 특화단지, 한옥 특화마을, 항만·역세권 재개발사업 등 실제 지정 사례들은 이 제도가 신도시나 대규모 공공사업지구에서 도시 디자인 수준을 끌어올리는 도구로 주로 쓰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식 참고 자료 및 적용 범위

이 글은 건축법상 특별건축구역 제도의 일반적인 지정 요건과 절차를 설명합니다. 실제 지정 여부·완화 범위·심의 결과는 사업구역과 시점, 관련 법령 개정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 자료는 확인일 기준의 법제처·공공기관 공식 문서입니다. 법령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프로젝트 적용 전에는 최신 원문을 확인하세요.

확인일: 2026-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