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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퐁피두 광장에서 본 퐁피두 센터 서측 외관과 외벽 에스컬레이터 튜브
사진: Oliver Romo Miranda / CC BY-SA 3.0 / Wikimedia Commons
경사진 광장 너머로 보이는 퐁피두 센터의 철골 외피와 붉은 에스컬레이터
사진: Cristian Bortes / CC BY 2.0 / Wikimedia Commons

파리 4구 보부르 지구에 들어선 퐁피두 센터는 1971년 국제 설계공모에 681개 안이 제출된 끝에 렌초 피아노와 리처드 로저스의 안이 당선됐고, 1977년 1월 일반에 문을 열었다. 광장 쪽에서 건물을 마주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외벽을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유리 튜브 에스컬레이터다. 이 튜브를 따라 올라가는 동안 관람객의 시선은 전시실이 아니라 파리 시가지로 향한다. 배관과 설비를 실내에 감추지 않고 바깥으로 밀어낸 덕분에 내부는 기둥이 거의 없는 넓은 바닥판으로 남았고, 전시 구성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다. 미술관이라기보다 도시의 마당에 가깝게 지어진 이 건물은, 건축이 무엇을 감추고 무엇을 드러낼지를 정면으로 뒤집어 놓은 사례로 남아 있다.

■ inside-out: 감추던 것을 밖으로 꺼내다

일반적인 건물은 구조체와 설비를 벽과 천장 속에 숨긴다. 퐁피두는 이 순서를 뒤집었다. 기둥과 보, 계단과 에스컬레이터, 공조 덕트와 배관을 모두 건물 바깥 면에 매달아 놓았다. 이렇게 하면 실내에서 공간을 잡아먹던 요소가 사라지므로, 한 층 전체가 칸막이 없는 열린 바닥이 된다. 미술관은 소장품과 기획전에 따라 벽 위치가 자주 바뀌어야 하는데, 이 개념 덕분에 구조를 건드리지 않고도 전시장을 다시 짤 수 있다. 겉으로는 파격이지만 속내는 철저히 기능적인 선택이었다.

■ 색으로 읽는 설비 다이어그램

퐁피두의 외피가 강렬한 이유는 설비를 노출시킨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설비를 색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배관은 종류마다 다른 색을 입어 건물 자체가 하나의 도해가 된다. 색은 장식이 아니라 유지관리자를 위한 안내 체계다.

색 담당 계통 역할
파랑 공조(空調) 냉난방·환기용 공기 덕트
초록 급배수 물이 흐르는 배관
노랑 전기 전선·전력 계통
빨강 동선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 등 사람의 이동과 안전 장치

이 규칙을 알고 나면 건물 안에 들어가지 않아도 외관만으로 어느 관이 무엇을 나르는지 읽을 수 있다. 건축이 스스로를 설명하는 셈이다.

퐁피두 센터 르나르 가 쪽 외벽의 파랑·초록 설비 배관과 빨간 동선 설비
사진: mayatomo / CC BY-SA 3.0 / Wikimedia Commons

■ 48미터를 기둥 없이 건너뛴 구조

넓은 바닥판은 개념만으로 되지 않는다. 그 뒤에는 오브 아럽(Ove Arup)의 구조 엔지니어 피터 라이스(Peter Rice)가 있었다. 핵심은 거버레트(gerberette)라 불리는 주강(鑄鋼) 캔틸레버 부재다. 외곽 기둥에서 짧게 뻗어 나온 이 부재가 지렛대처럼 작동해, 안쪽의 큰 보 하중과 바깥쪽 인장재를 균형 맞춘다. 그 결과 실내는 약 48미터를 기둥 없이 건너뛴다.

항목 수치
실내 무주(無柱) 스팬 약 48m
거버레트 1개 무게 약 10톤(주강 제작)
구조 베이(bay) 수 13개
사용 강재량 약 16,000톤
지상 층수 6개 층

거버레트를 주강으로 만든 것은 라이스의 판단이었다. 주강은 형태를 자유롭게 뽑을 수 있어, 힘이 지나가는 길을 부재 모양 그대로 눈에 보이게 했다. 구조가 어떻게 버티는지를 감추지 않고 오히려 전시한 것이다.

■ 광장을 절반 내준 도시적 선택

퐁피두의 개념은 건물에만 있지 않다. 대지의 절반가량을 건물로 채우지 않고 서쪽으로 완만하게 경사진 광장으로 비웠다. 이 광장은 늘 사람들이 앉아 쉬고, 거리 공연이 열리는 자리가 된다. 문화 시설을 도시에 열린 ‘마당’과 한 세트로 설계한 이 방식은, 이후 세계 여러 미술관·도서관이 앞마당을 공공 공간으로 끌어안는 흐름의 출발점이 됐다. 옆에 놓인 스트라빈스키 분수까지 더하면, 건물·광장·거리가 하나의 도시 장면으로 이어진다.

■ 하이테크 건축의 출발점

퐁피두는 이른바 ‘하이테크 건축’을 세상에 각인시킨 건물이다. 하이테크는 첨단이라는 인상과 달리, 구조와 설비 같은 산업 기술의 요소를 감추지 않고 건축 언어로 전면에 내세우는 태도를 뜻한다. 공장·정유시설에서 쓰이던 부재와 배관을 문화 시설에 그대로 노출시킨 이 발상은 당시엔 도발이었지만, 이후 리처드 로저스의 런던 로이즈 빌딩, 노먼 포스터의 홍콩상하이은행 본점으로 이어지며 하나의 흐름이 됐다. 세 건물은 모두 ‘무엇을 감추고 무엇을 드러낼 것인가’라는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다. 퐁피두가 특별한 것은, 그 질문에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과감하게 답했다는 데 있다.

■ 휴관 중인 퐁피두 — 바깥으로 뺀 설비의 유지비

퐁피두 센터는 2025년 대규모 보수를 위해 문을 닫았고, 2030년 재개관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된다. 휴관 기간에 소장품은 파리 시내 여러 기관과 퐁피두 메츠 등으로 나뉘어 전시된다. 이 휴관은 건물의 개념과 곧바로 이어진다. 설비를 바깥으로 밀어낸 대가로 배관과 강재가 비바람·매연에 그대로 노출됐고, 다시 칠하고 갈아 끼우는 일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대수선의 이유에도 설비 노후와 석면 제거가 들어 있다.

재개관 전에 같은 계열의 하이테크 건축을 보려면 런던의 로이즈 빌딩(리처드 로저스)이나 홍콩상하이은행 본점(노먼 포스터)을 찾을 수 있다. 파리 안에서는 장 누벨의 아랍세계연구소가 설비와 표피를 다루는 다른 방식을 보여 준다.


참고 문헌

자주 묻는 질문

퐁피두 센터는 누가 설계했고 언제 문을 열었나요?

렌초 피아노와 리처드 로저스가 설계했고 1977년 1월 일반에 문을 열었습니다. 1971년 국제 설계공모에 681개 안이 제출된 끝에 두 사람의 안이 당선됐습니다. 건물은 파리 4구 보부르 지구에 있습니다.

퐁피두 센터는 왜 배관과 설비를 건물 밖에 두었나요?

내부를 칸막이 없는 열린 바닥으로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기둥과 보, 에스컬레이터, 공조 덕트와 배관을 바깥 면에 매달아 실내에서 공간을 잡아먹던 요소를 없앴습니다. 덕분에 구조를 건드리지 않고도 전시장을 다시 짤 수 있습니다.

퐁피두 센터 외벽 배관의 색은 각각 무엇을 뜻하나요?

설비 계통을 구분합니다. 파랑은 냉난방·환기용 공조 덕트, 초록은 급배수 배관, 노랑은 전기 계통, 빨강은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같은 동선과 안전 장치입니다. 색은 장식이 아니라 유지관리자를 위한 안내 체계입니다.

퐁피두 센터는 지금 관람할 수 있나요?

현재는 휴관 중입니다. 2025년 대규모 보수를 위해 문을 닫았고 2030년 재개관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됩니다. 대수선의 이유에는 설비 노후와 석면 제거가 들어 있으며, 휴관 기간에 소장품은 파리 시내 여러 기관과 퐁피두 메츠 등에서 전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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