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도로

현황도로는 지적도(地籍圖)에는 도로로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주민이 오랫동안 통행로로 사용해 사실상 도로의 기능을 하고 있는 길을 말한다. 지목이 도로가 아닌 경우가 많아 서류상으로는 도로가 아니지만, 현실에서는 이미 마을 안길이나 골목길로 자리 잡은 통로가 대표적이다. 건축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현황도로는 매우 중요하다. 건축허가는 원칙적으로 대지가 「건축법」상 도로에 접해 있어야 나오는데, 현황도로가 건축법상 도로로 인정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그 땅이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이 되기도 하고, 사실상 맹지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주택 사이를 지나는 좁은 마을 안길 현황도로

 

■ 현황도로란 무엇인가

현황도로는 법률에 정식으로 정의된 용어라기보다 실무에서 통용되는 개념이다. 토지대장이나 지적도상 지목이 ‘도로’가 아닌 ‘전·답·임야·대(垈)’ 등으로 되어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포장 또는 비포장 상태로 사람과 차량이 오랜 기간 통행해 온 길을 통칭한다. 대표적인 형태는 다음과 같다.

유형 내용
마을 안길·농로 오래전부터 주민이 이용해 온 마을 진입로, 경작지 사이 농로
사도(私道) 개인이 자기 토지에 개설한 도로로, 소유권이 사인에게 있는 길
구거·제방·복개도로 하천 부지, 제방, 복개된 구거 위로 형성되어 사실상 통행에 쓰이는 길
관습상 도로 오랜 기간 불특정 다수가 통행해 통행권이 사실상 굳어진 통로

 

■ 건축법상 도로의 요건과 접도의무

「건축법」 제2조는 도로를 ‘보행과 자동차 통행이 가능한 너비 4m 이상의 도로’로 정의한다. 그리고 같은 법 제44조는 건축물의 대지가 원칙적으로 이 도로에 2m 이상 접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를 접도의무(接道義務)라 한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구분 기준
도로 너비 원칙 4m 이상(막다른 도로는 길이에 따라 2~6m 완화 적용)
대지 접도 길이 도로에 2m 이상 접할 것(연면적 2,000㎡ 이상 건축물은 6m 이상 도로에 4m 이상 접함)
도로의 종류 ① 국토계획법·도로법 등에 따라 신설·변경 고시된 도로 ② 건축허가·신고 시 허가권자가 위치를 지정·공고한 도로

현황도로가 문제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현황도로는 대개 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②의 방식 즉 허가권자가 도로로 지정·공고해 주어야 비로소 건축법상 도로가 된다.

 

주택가를 통과하는 좁은 진입도로 항공 시점

 

■ 도로 지정과 이해관계인 동의, 그리고 조례

「건축법」 제45조에 따르면 허가권자(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가 도로의 위치를 지정·공고하려면 원칙적으로 그 도로에 대한 이해관계인(토지 소유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도로로 지정되면 그 토지에는 건축이 제한되는 등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다만 다음 두 경우에는 이해관계인의 동의 없이 건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도로로 지정할 수 있다.

동의 생략 사유 절차
이해관계인이 해외 거주 등으로 동의를 받기 곤란하다고 허가권자가 인정하는 경우 건축위원회 심의
주민이 오랫동안 통행로로 이용해 온 사실상의 통로로서 해당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정하는 경우 건축위원회 심의

두 번째 사유가 현황도로 실무의 핵심이다. 즉 현황도로를 동의 없이 도로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는 그 지역 지방자치단체의 건축조례가 정한 기준에 달려 있다. 예컨대 「서울특별시 건축조례」는 복개된 하천·구거부지, 제방도로, 공원 안 도로 등에 대해 허가권자가 이해관계인의 동의를 얻지 않고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도로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조례에서 정한 요건(통행 사용 기간, 이용 주민 수, 도로 폭 등)은 지자체마다 다르므로 반드시 해당 시·군·구 건축조례를 확인해야 한다. 허가권자가 현황도로를 건축법상 도로로 지정·공고하면 별도의 도로관리대장을 작성·관리한다.

 

■ 눈여겨볼 것

현황도로가 이미 건축법상 도로로 지정된 적이 있다면(즉 도로관리대장에 등재되어 있다면), 그 뒤 그 도로에 접한 다른 땅도 별도 동의 없이 건축이 가능한 것이 원칙이다. 한 번 도로로 지정되면 그 지정의 효력은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적도상 도로가 아닌 사도(私道)를 통행로로 쓰는 경우, 소유자가 통행을 막거나 사용료(지료)를 요구하는 분쟁이 자주 생긴다. 통행지역권이나 주위토지통행권이 판례로 인정될 수 있으나 소송을 거쳐야 하는 부담이 있다. 따라서 현황도로만 접한 땅을 살 때는 ‘실제로 차가 다닌다’는 사실만 믿지 말고, 그 길이 건축법상 도로로 지정될 수 있는지(조례 요건 충족 여부)를 매입 전에 관할 건축과에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낮은 주택들 사이의 포장된 골목길

 

■ 맹지와 현황도로의 실무

도로에 전혀 접하지 않은 땅을 맹지(盲地)라 한다. 맹지는 원칙적으로 건축허가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 땅이 현황도로에 접해 있고, 그 현황도로가 조례 요건을 충족해 건축법상 도로로 지정될 수 있다면, 사실상 맹지에서 벗어나 건축이 가능해진다. 반대로 겉으로는 길에 접해 있어도 그 길이 지정 요건을 못 갖추면 건축은 어렵다. 그래서 현황도로의 존재 여부는 맹지 탈출과 토지 가치 평가에서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 실무에서는 ① 관할 시·군·구 건축조례의 현황도로 인정 요건 확인, ② 도로관리대장 등재 여부 조회, ③ 필요 시 인접 토지 소유자의 토지사용승낙서 확보 순서로 검토한다.

 

■ 이런 분께 도움이 됩니다

  • 지적도상 도로가 없는 시골 땅·구옥을 매입해 건축을 계획하는 분
  • 마을 안길·농로에만 접한 대지의 건축 가능성을 판단해야 하는 분
  • 사도(私道) 통행 분쟁이나 토지사용승낙 문제로 고민 중인 분

 

■ 참고

현황도로의 건축법상 도로 인정 요건은 지방자치단체 건축조례로 정하므로 지역마다 다르다. 토지 매입이나 건축 계획 전에 반드시 해당 시·군·구청 건축과에 도로 지정 가능 여부와 도로관리대장 등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관련 법규는 「건축법」 제2조(정의)·제44조(대지와 도로의 관계)·제45조(도로의 지정·폐지 또는 변경), 「건축법 시행규칙」 제26조의4(도로관리대장)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