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 (Truss) — 삼각형으로 긴 경간을 넘기는 구조

체육관 지붕의 강재 트러스

트러스는 곧은 부재들을 삼각형으로 엮어 짠 구조다. 삼각형은 세 변의 길이가 정해지면 형태가 하나로 굳는 유일한 다각형이라, 외력이 걸려도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변이 넷 이상인 도형은 같은 조건에서도 각이 움직여, 사각형이라면 마름모로 찌그러진다. 이 성질 덕분에 트러스의 각 부재에는 휨이 거의 생기지 않고 인장과 압축만 걸린다. 재료를 축 방향으로만 쓰면 같은 무게로 훨씬 큰 힘을 버틸 수 있어, 체육관·공장·교량·대공간 지붕처럼 기둥 없이 긴 거리를 건너야 하는 장경간(long span)에 쓴다.

■ 부재와 힘의 흐름

트러스는 역할이 다른 부재들의 조합이다. 위아래의 수평재를 각각 상현재·하현재라 하고, 그 사이를 잇는 사재와 수직재를 통틀어 웨브재라 부른다. 각 부재에는 인장 또는 압축만 걸리는데, 대표적인 지붕·보 트러스에서 힘의 방향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부재 위치·역할 주로 받는 힘
상현재(top chord) 트러스 윗변 압축
하현재(bottom chord) 트러스 아랫변 인장
사재(diagonal) 현재 사이를 비스듬히 연결 형식에 따라 인장 또는 압축
수직재(vertical) 현재 사이를 수직으로 연결 형식에 따라 인장 또는 압축

인장재는 단면적만 충분하면 되지만, 압축재는 같은 단면이라도 길이가 길면 훨씬 작은 힘에서 휘어 버리는 좌굴(buckling)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 그래서 트러스 형식을 고를 때는 ‘긴 부재를 인장에 두고 짧은 부재를 압축에 두는’ 배치가 유리하다.

삼각형 격자로 짜인 트러스 교량

■ 트러스의 종류

사재를 어느 방향으로 두느냐, 부재를 어떻게 배열하느냐에 따라 이름이 갈린다. 대표적인 형식과 특징은 다음과 같다.

종류 특징 주 용도
프랫(Pratt) 사재가 중앙으로 내려가며 인장, 수직재가 압축. 긴 사재를 인장에 둬 강재에 유리 강교량·철골 지붕
하우(Howe) 프랫과 반대. 사재가 압축, 수직재가 인장. 사재를 압축에 둬 목재에 유리 목조 지붕·전통 교량
워렌(Warren) 정삼각형을 반복해 사재가 인장·압축을 번갈아 받음. 부재 수가 적어 단순·경제적 중소경간 교량·지붕
킹포스트(King Post) 중앙 수직 기둥 1개와 두 서까래·타이보로 된 가장 단순한 삼각 트러스 소규모 목조 지붕
스페이스프레임 2방향 이상으로 부재를 짠 입체(3차원) 트러스. 하중을 여러 방향으로 분산 대공간 무주 지붕(경기장·전시장)

프랫과 하우는 사재의 방향이 정반대라는 점만으로 힘의 부호가 뒤바뀐다. 강재는 인장에 강하고 좌굴 걱정이 없으니 긴 사재를 인장에 두는 프랫이, 압축에 강한 목재는 긴 사재를 압축에 두는 하우가 각각 재료 특성에 맞는다.

■ 장경간에 쓰는 이유

같은 재료로 더 먼 거리를 건너려면 부재를 휨이 아니라 축력으로 쓰는 것이 압도적으로 효율적이다. 트러스는 속을 비운 삼각형 격자로 높이를 확보해, 통짜 보(솔리드 빔)보다 훨씬 가벼운 무게로 같은 경간을 넘긴다. 그래서 체육관·공장·창고의 지붕, 철도·도로 교량, 전시장과 공항 같은 대공간 지붕에 두루 쓰인다. 경간이 커지면 트러스 자체의 높이도 함께 커져야 하는데, 실무에서는 경간의 10분의 1에서 15분의 1 정도를 트러스 높이의 기준으로 잡는다. 이 높이가 층고를 잡아먹으므로 계획 초기에 반영해 두지 않으면 천장고를 포기하거나 부재를 무겁게 키우는 선택만 남는다.

목조 킹포스트 트러스 지붕

■ 눈여겨볼 것

트러스를 계산할 때는 절점이 핀으로 이어졌다고 가정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용접이나 볼트로 단단히 붙여 강접합에 가깝게 만드는데도 그렇게 가정하는데, 그 편이 결과가 안전측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가정 덕에 계산이 단순해지는 만큼 실제 거동과 어긋나는 지점도 생긴다. 접합부에 예상하지 않은 휨이 걸리는 경우가 그렇다. 트러스 파괴가 부재 중간이 아니라 접합부에서 시작되는 사례가 많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각 부재의 힘은 절점법과 단면법으로 계산하며, 이 둘은 구조역학의 기본 계산 도구다.

■ 절점법과 단면법

트러스 각 부재에 걸리는 힘은 두 가지 방법으로 푼다. 절점법은 부재가 만나는 절점 하나를 떼어 내, 그 점에 모이는 힘들이 평형을 이룬다는 조건(수평·수직 합력이 0)으로 미지의 부재력을 차례로 구하는 방법이다. 한 절점에서 미지수가 둘 이하일 때 편리해, 지점부터 시작해 절점을 하나씩 옮겨 가며 전체를 푼다. 단면법은 트러스를 가상의 선으로 잘라 한쪽 덩어리 전체의 평형을 세우는 방법으로, 중앙부 특정 부재 하나의 힘만 빠르게 알고 싶을 때 유리하다. 두 방법 모두 부재력이 양(+)이면 인장, 음(-)이면 압축으로 부호가 방향을 알려 준다. 실무 설계는 컴퓨터 해석이 대신하지만, 힘의 흐름을 손으로 읽는 이 두 도구는 트러스를 이해하는 뼈대다.

■ 이런 분께 도움이 됩니다

  • 건축 전공 학생 — 절점법과 단면법, 상·하현재의 인장·압축은 구조역학의 기본이다
  • 시공사·현장소장 — 긴 경간 지붕에서 양중과 가설 지지 계획이 안전의 관건이다
  • 설계자 — 경간이 커질수록 트러스 높이가 함께 커져 층고 계획에 직접 영향을 준다
  • 건축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 — 체육관·공장·교량이 왜 삼각형 격자로 되어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 참고

압축을 받는 부재는 좌굴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 인장재는 단면적만 충분하면 되지만 압축재는 같은 단면이라도 길이가 길어지면 훨씬 작은 힘에서 휘어 버린다. 트러스 형식 선택은 결국 어느 부재를 인장에 두고 어느 부재를 압축에 둘지를 재료 특성에 맞춰 정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