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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은 한국의 전통 건축 양식을 따라 지은 집으로, 조선집이라고도 불렀다. 장대석이나 막돌로 쌓은 기단 위에 초석을 놓고 나무 기둥을 세운 뒤 보와 도리, 서까래를 짜 올리고 흙벽과 기와 또는 초가로 지붕을 덮는다. 신발을 벗고 바닥에 앉아 생활하는 좌식 문화에 맞춰 발달했으며, 겨울을 나는 온돌과 여름을 나는 마루를 한 집에 함께 들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1970년대 이후 아파트와 양옥에 밀려 크게 줄었지만, 서울 북촌과 전주 한옥마을처럼 동네 단위로 남은 곳이 다시 사람을 모으고 있고 새로 짓는 한옥도 꾸준히 나온다.
법에서 말하는 한옥의 조건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한옥을 “주요 구조가 기둥·보 및 한식지붕틀로 된 목구조로서 우리나라 전통양식이 반영된 건축물 및 그 부속건축물”로 정의한다. 기와를 얹었다고 한옥이 되는 것이 아니고, 콘크리트 골조에 한식 지붕 모양만 씌운 건물은 이 정의에 들지 않는다. 같은 조 제3호는 한옥의 형태와 구조를 갖추거나 이를 현대적인 재료와 기술로 지은 것을 ‘한옥건축양식’으로 따로 구분한다. 지자체의 한옥 보조금이나 건축기준 특례를 따질 때 출발점이 되는 조항이다.
칸으로 세는 한옥의 크기
한옥은 면적보다 ‘칸’으로 크기를 말한다. 칸은 기둥과 기둥 사이의 한 구획으로, 정면 기둥 사이가 다섯, 측면이 둘이면 ‘정면 5칸, 측면 2칸’의 10칸 집이 된다. 칸 너비는 집마다 달라서 칸수가 같아도 실제 넓이는 다르다. 칸 너비와 깊이를 모두 2.4m로 잡으면 정면 5칸은 12.0m, 측면 2칸은 4.8m이고 바닥면적은 12.0×4.8 = 57.6㎡다. 같은 10칸이라도 칸 너비가 2.7m면 13.5×5.4 = 72.9㎡로 약 27% 넓어진다. 조선시대에는 신분에 따라 지을 수 있는 집의 칸수를 제한한 가사 규제가 있어, 칸수가 곧 집주인의 지위를 드러내기도 했다.

온돌과 마루, 한 지붕 아래 두 바닥
온돌은 아궁이에서 땐 불기운이 방바닥 아래 고래를 지나며 구들장을 데우고, 데워진 돌과 흙이 열을 오래 품었다가 천천히 내놓는 난방이다. 데워지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한번 데워지면 식는 속도도 느리다. 마루는 반대로 바닥을 땅에서 띄워 그 아래로 바람이 지나가게 한 구조다. 대청은 앞뒤 창호를 열면 마당에서 뒤뜰로 바람길이 생긴다. 뚜렷한 사계절에 대응하느라 성격이 정반대인 두 바닥이 한 평면 안에서 만났고, 방과 대청의 바닥 높이와 마감이 다른 것도 그래서다.
처마 깊이를 태양 고도로 따져 보기
처마는 여름 해를 가리고 겨울 해를 들이는 장치다. 남향 건물에서 한낮 햇빛이 만드는 처마 그림자가 벽을 따라 내려오는 길이는 ‘처마가 벽에서 내민 길이×tan(태양 남중고도)’로 구할 수 있다. 서울(북위 약 37.5°)의 남중고도는 하지에 90−37.5+23.4 = 75.9°, 춘분·추분에 90−37.5 = 52.5°, 동지에 90−37.5−23.4 = 29.1°다. 처마가 벽에서 1.5m 나온 집이라고 하면 다음과 같다.
| 시기 | 남중고도 | tan 값 | 처마 끝에서 벽을 따라 내려오는 그림자 |
|---|---|---|---|
| 하지 | 75.9° | 약 3.98 | 1.5×3.98 ≈ 6.0m |
| 춘분·추분 | 52.5° | 약 1.30 | 1.5×1.30 ≈ 2.0m |
| 동지 | 29.1° | 약 0.56 | 1.5×0.56 ≈ 0.8m |
처마 끝에서 기단까지 높이가 3m 남짓한 집이라면, 하지 한낮에는 그림자 길이가 벽 높이의 두 배에 이르러 벽 전체가 그늘에 들고 창과 마루에 직사광이 닿지 않는다. 동지에는 처마 끝 아래 0.8m만 그늘이 지고 나머지 벽면과 창으로 햇빛이 들어와 방바닥 깊숙이 닿는다. 춘분 무렵에는 벽 높이의 3분의 2 가량이 그늘이어서, 계절이 바뀌는 동안 햇빛이 조금씩 들고 빠진다. 처마 깊이가 장식이 아니라 기후에 맞춘 치수라는 것이 이 계산에서 보인다.
마당이 하는 일
한옥의 마당은 비워 둔 땅이 아니라 집의 환경 장치다. 흙이나 마사토로 마감한 앞마당은 여름 한낮에 달궈지면서 공기를 위로 올려 보내고, 그늘진 뒤뜰의 서늘한 공기가 대청을 지나 앞마당 쪽으로 끌려 나온다. 겨울에는 밝은 마당이 햇빛을 반사해 처마 밑 창호로 빛을 더 들인다. 빗물이 떨어지는 처마 끝 낙수선을 따라 박석이나 자갈을 깔고 마당에 완만한 물매를 주는 것은 흙벽 아랫부분이 튀는 빗물에 젖지 않게 하려는 처리다.
현대 한옥에서 손보는 부분
옛 방식 그대로는 요즘 기준의 단열과 기밀을 맞추기 어렵다. 그래서 새로 짓는 한옥은 한지 창호 바깥에 단열 성능이 높은 유리 창호를 한 겹 더 두고, 흙벽 속에 단열재를 넣거나 벽체를 이중으로 구성한다. 구들 대신 온수 배관 바닥난방을 깔되 그 위 축열층을 두껍게 두어 구들처럼 열을 오래 품게 하기도 한다. 목구조와 흙벽은 습기를 머금었다가 내놓는 성질이 좋은 대신 물에 직접 닿으면 약해서, 기단 높이와 처마 깊이를 줄이지 않는 것이 오래가는 한옥의 조건으로 꼽힌다.


참고 문헌
자주 묻는 질문
기와지붕을 얹으면 법적으로 한옥으로 인정되나요?
인정되지 않습니다.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한옥을 주요 구조가 기둥·보 및 한식지붕틀로 된 목구조로서 전통양식이 반영된 건축물로 정의합니다. 콘크리트 골조에 한식 지붕 모양만 씌운 건물은 이 정의에 들지 않습니다.
한옥의 한 칸은 몇 제곱미터인가요?
정해진 면적이 없습니다. 칸은 기둥과 기둥 사이의 한 구획이고 칸 너비는 집마다 달라서 칸수가 같아도 실제 넓이는 다릅니다. 같은 10칸 집이라도 칸 너비가 2.4m면 57.6㎡, 2.7m면 72.9㎡로 약 27% 차이가 납니다.
한옥 처마는 왜 그렇게 깊게 내미나요?
여름 해를 가리고 겨울 해를 들이기 위해서입니다. 서울에서 처마가 1.5m 나온 남향 집이라면 하지 한낮에는 그림자가 약 6.0m 내려와 벽 전체가 그늘에 들고, 동지에는 약 0.8m만 그늘이 져 햇빛이 방바닥 깊숙이 닿습니다.
요즘 새로 짓는 한옥은 단열을 어떻게 해결하나요?
창호와 벽체를 보강합니다. 한지 창호 바깥에 단열 성능이 높은 유리 창호를 한 겹 더 두고, 흙벽 속에 단열재를 넣거나 벽체를 이중으로 구성합니다. 구들 대신 온수 배관 바닥난방을 깔고 축열층을 두껍게 두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