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사지붕을 받치는 골조, 트러스와 서까래
벽체와 슬래브 3D 모델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남는 것이 지붕 골조입니다. 지붕은 건물 부위 중 유일하게 경사와 처마, 용마루가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BIM 모델을 만들 때 좌표와 각도 관리가 가장 까다로운 부분으로 꼽힙니다. 평면과 입면만 보고는 부재가 어디서 꺾이고 어떤 각도로 접합되는지 가늠하기 어렵고, 그 결과 시공 단계에서 현장 실측치와 도면이 어긋나는 사고가 유독 지붕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이번 모델은 철골 트러스 지붕과 경량 목구조 서까래 지붕 두 방식을 함께 다루면서, 각 부재가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3D 모델에서 무엇을 검토해야 실제 시공도면과 어긋나지 않는지를 정리합니다.
■ 트러스 방식과 서까래 방식의 차이
서까래(Rafter) 방식은 용마루대(Ridge Board)에서 처마도리까지 경사 부재를 일정 간격으로 걸치고 그 위에 지붕널을 얹는 가장 단순한 구조입니다. 경간이 짧은 소규모 건물이나 목구조 주택에 주로 쓰이며 부재 수가 적어 BIM 모델도 비교적 단순합니다. 다만 경간이 길어질수록 서까래 단면이 급격히 커지고 중간에 버팀대(Collar Tie)나 동자기둥(King Post)을 추가해야 처짐을 잡을 수 있습니다. 반면 트러스(Truss) 방식은 상현재·하현재·대각재(사재)·수직재를 삼각형으로 조합해 하나의 구조체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는 방식입니다. 삼각형 형태 덕분에 부재는 휨이 아니라 축력(인장·압축)으로만 힘을 받기 때문에 같은 경간이라도 서까래 방식보다 부재 단면을 작게 쓸 수 있고, 목재 트러스는 공장에서 금속 접합판(Metal Connector Plate)으로 압착 접합한 뒤 현장에는 완제품으로 반입됩니다. 철골 트러스는 고장력 볼트나 용접으로 절점을 구성하며, 대형 강당·공장·창고처럼 기둥 없이 넓은 경간을 덮어야 하는 건물에 널리 쓰입니다.
■ 지붕 형태별 골조 구성 — 박공·모임·외쪽지붕
박공지붕(Gable Roof)은 골조가 가로세로 직각으로만 구성되는 가장 단순한 형태로, 용마루에서 양쪽 처마로 서까래가 대칭으로 내려갑니다. 모임지붕(Hip Roof)은 네 면이 모두 경사를 이루기 때문에 대각선 방향의 우마래(Valley Rafter)와 귀서까래(Hip Rafter), 그리고 그 사이를 채우는 잭서까래(Jack Rafter)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우마래와 귀서까래는 평면상 45도에 가까운 각도로 걸리면서 동시에 지붕 경사각까지 반영해야 하므로 실제 부재의 절단각은 평면각·경사각이 결합된 3차원 각도가 됩니다. 손으로 계산하면 오차가 나기 쉬운 지점이라 BIM 모델에서 파라메트릭하게 각도를 산출해 두면 절단 목록(Cut List)까지 자동으로 뽑아낼 수 있습니다. 외쪽지붕(Shed Roof)은 한쪽으로만 경사가 흐르는 가장 간단한 형태지만, 경사가 완만할수록 배수 계획과 서까래 처짐 검토가 오히려 더 중요해집니다.

■ BIM 모델링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지점
지붕 골조 모델은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고 하부 구조 모델, 특히 벽체·기둥 상단의 처마도리 레벨과 반드시 일치해야 합니다. 트러스 하현재의 레벨이 실제 처마도리보다 조금이라도 높거나 낮으면 접합부 전체가 어긋나므로, 모델링 초기에 기준 레벨과 그리드를 구조 모델과 공유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구조해석 프로그램에서 산출한 부재 단면과 BIM 모델의 부재 단면이 다른 경우도 실무에서 흔한 문제입니다. 해석용 모델은 선(라인) 요소로 단순화되어 있는 반면 BIM 모델은 실제 단면 형상을 가지므로, 두 모델을 주기적으로 대조하지 않으면 물량산출과 구조 안전성 사이에 괴리가 생깁니다. 처짐(Deflection) 검토 역시 지붕 골조에서 특히 중요한데, 지붕은 자중 외에도 적설하중·풍하중이 계절과 지역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국가건설기준(KDS)의 하중기준을 3D 모델에 정확히 반영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Revit이나 Tekla Structures에서 트러스 패밀리를 파라메트릭하게 구성해 경간과 경사각만 입력하면 부재 개수와 접합 위치가 자동으로 갱신되도록 만드는 경우가 늘고 있어, 설계 변경이 잦은 초기 단계에서 특히 유용합니다.

■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디테일
지붕 골조는 구조 부재만 모델링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단열재·방수층·환기층과의 간섭이 시공 단계에서 자주 문제가 됩니다. 특히 도머(Dormer)나 게이블 엔드(Gable End)처럼 형태가 꺾이는 지점은 서까래 간격이 불규칙해지고 부재 길이도 제각각이라, 이 부분만 별도로 확대 모델링해 시공팀과 사전에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트러스 접합부의 거셋 플레이트(Gusset Plate) 위치와 볼트 개수도 구조 도면과 BIM 모델이 어긋나기 쉬운 지점이므로, 3D 모델에서 접합부 상세를 별도 뷰로 빼내어 검토하는 습관이 시공 오차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또한 지붕은 완공 후 유지관리 접근이 어려운 부위이므로, 환기구·배수구·안전고리 같은 유지관리용 부속 요소도 초기 모델 단계에서 함께 배치해 두면 준공 후 시설관리 단계에서 정보를 다시 찾는 수고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 물량산출과 협력업체 간 간섭 검토
지붕 골조는 부재 종류가 많고 길이가 제각각이라 수작업 물량산출이 특히 오차가 크게 나는 부위입니다. BIM 모델에서 부재별 재질과 규격을 속성으로 입력해 두면 상현재·하현재·대각재·서까래 각각의 총 연장과 개수를 자동으로 집계할 수 있고, 이는 발주 단계에서 자재 로스율을 줄이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합니다. 특히 목재 트러스는 공장 발주 리드타임이 길기 때문에, 설계 변경이 확정되는 즉시 모델에서 수량을 다시 뽑아 발주팀에 넘기는 절차가 표준화되어 있어야 합니다. 지붕은 구조 트레이드만의 영역이 아니라 옥상 설비 기초, 태양광 패널 거치대, 피뢰침, 안전난간 등 여러 협력업체가 동시에 관여하는 부위이기도 합니다. 구조 트러스 모델에 설비 하중점이나 개구부 위치를 미리 반영해 두지 않으면, 설비팀이 나중에 트러스 부재를 관통하거나 하현재 바로 아래에 덕트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생겨 재시공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지붕 골조 3D 모델은 구조 검토용으로 그치지 않고, 관련 트레이드 전체가 공유하는 좌표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이 클래시(간섭) 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 트러스 방식 선택 시 고려할 실무 판단 기준
경간이 짧고 형태가 단순한 소규모 건물이라면 서까래 방식이 여전히 경제적입니다. 부재 수가 적어 모델링과 시공 모두 단순하고, 현장에서 규격재를 바로 재단해 조립할 수 있어 별도의 공장 제작 리드타임이 필요 없습니다. 반면 경간이 9미터를 넘거나 기둥 없이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강당·체육관·물류창고라면 트러스 방식이 구조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유리합니다. 다만 트러스는 공장 제작·운반·양중 과정이 추가되므로 공정표에 반영해야 할 리드타임이 서까래 방식보다 훨씬 깁니다. 실무에서는 두 방식을 혼합해 주요 경간은 트러스로, 처마 돌출부나 도머처럼 형태가 복잡한 부분은 서까래로 마감하는 경우도 흔한데, 이런 혼합 구조일수록 접합부 레벨과 경사각을 하나의 BIM 모델 안에서 일관되게 관리하는 것이 시공 오차를 줄이는 관건이 됩니다. 결국 지붕 골조 3D 모델의 가치는 부재 하나하나를 예쁘게 그리는 데 있지 않고, 구조·설비·마감이 만나는 접합부의 치수와 좌표를 공사 전 단계에서 미리 검증해 낸다는 데 있습니다.
공식 참고 자료 및 적용 범위
이 글은 경사지붕 골조(트러스·서까래)의 일반적 구성과 BIM 모델링 시 검토 사항을 설명합니다. 본문에서 언급한 적설하중·풍하중 등 설계하중 기준은 국가건설기준(KDS)에 따라 정해지며, 지역·구조 형식에 따라 실제 적용값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 자료는 확인일 기준의 공공기관 공식 원문입니다. 국가건설기준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구조설계 적용 전에는 최신 원문과 구조기술사의 검토를 확인하세요.
확인일: 2026-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