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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는 누르는 힘에는 잘 버티지만 잡아당기는 힘에는 쉽게 갈라진다. 인장강도가 압축강도의 10분의 1 안팎에 머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장에 강한 철근을 콘크리트 속에 묻어 두 재료가 힘을 나눠 받게 한 것이 철근콘크리트다. 하중을 받은 보가 아래로 휘면 윗면은 눌리고 아랫면은 늘어나는데, 늘어나는 아랫면 쪽에 철근을 두어 인장을 맡기고 눌리는 쪽은 콘크리트가 맡는다. 기둥·보·슬래브·벽을 한 덩어리로 부어 만들 수 있고 거푸집 모양대로 형태를 잡을 수 있어, 오늘날 건축에서 가장 흔한 구조 재료가 됐다.
철근과 콘크리트가 어긋나지 않는 세 가지 조건
첫째, 온도에 따라 늘고 주는 비율이 비슷하다. 콘크리트의 선팽창계수는 대략 1.0×10-5/℃, 철근은 1.2×10-5/℃ 안팎이어서 여름과 겨울을 오가도 두 재료 사이에 큰 어긋남이 생기지 않는다.

둘째, 표면이 맞물린다. 이형철근 표면에 돋은 마디가 주변 콘크리트에 걸려 철근이 미끄러지지 않고, 철근이 늘어나려는 힘이 이 마디를 통해 콘크리트로 넘어간다. 힘이 끝까지 전달되도록 철근을 일정 길이 이상 묻는 것이 정착이고, 철근 두 가닥을 겹쳐 이어 주는 구간이 겹침이음이다.
셋째, 콘크리트가 철근을 녹으로부터 막아 준다. 굳은 콘크리트 내부는 pH 12 이상의 강알칼리 상태라 철근 표면에 얇은 부동태 피막이 생기고, 이 피막이 유지되는 동안 철근은 거의 녹슬지 않는다. 셋 중 하나만 어긋났어도 이 조합은 오래 쓰이지 못했을 것이다.
열팽창 차이를 계산으로 확인하기
길이 10m짜리 보가 계절에 따라 40℃의 온도 변화를 겪는다고 하자. 늘어나는 길이는 길이×선팽창계수×온도차로 구한다. 비교를 위해 선팽창계수가 약 2.3×10-5/℃인 알루미늄을 넣었다고 가정한 경우도 함께 계산했다.
| 재료 | 선팽창계수(/℃) | 10m, 40℃ 변화 시 늘어나는 길이 | 콘크리트와의 차이 |
|---|---|---|---|
| 콘크리트 | 1.0×10-5 | 10,000mm×1.0×10-5×40 = 4.0mm | — |
| 철근 | 1.2×10-5 | 10,000mm×1.2×10-5×40 = 4.8mm | 0.8mm |
| 알루미늄(가정) | 2.3×10-5 | 10,000mm×2.3×10-5×40 = 9.2mm | 5.2mm |
차이를 변형률로 바꾸면 철근은 0.8÷10,000 = 0.00008, 알루미늄은 5.2÷10,000 = 0.00052다. 인장강도 3MPa인 콘크리트를 탄성계수 27,000MPa로 나누면 갈라지기 시작하는 변형률은 약 0.00011이다. 어긋남이 전부 콘크리트에 걸린다고 단순화하면 철근과의 차이는 이 한계 안쪽이고, 알루미늄은 한계의 다섯 배 가까이 되어 온도 변화만으로 균열이 생긴다. 실제 구조물에서는 부착 미끄럼과 크리프가 섞여 이렇게 딱 떨어지지는 않지만, 콘크리트의 짝이 왜 강철이어야 했는지는 이 숫자로 드러난다.
철근을 많이 넣을수록 튼튼할까
그렇지 않다. 철근이 알맞으면 하중이 커질 때 철근이 먼저 항복해 늘어나고, 보가 눈에 띄게 처지면서 균열이 벌어진다. 무너지기 전에 경고를 보내는 이런 거동을 연성 파괴라고 한다. 반대로 철근을 지나치게 넣으면 철근이 버티는 사이 압축 쪽 콘크리트가 먼저 부서지고, 처짐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무너진다. 너무 적어도 문제다. 콘크리트에 금이 가는 순간 철근이 그 힘을 받아 내지 못하고 끊어진다. 그래서 설계기준은 휨부재의 철근량에 하한과 상한을 함께 둔다.
균열 폭과 피복두께가 수명을 정한다
철근콘크리트에서 균열 자체는 피할 수 없다. 인장 쪽 콘크리트가 갈라져야 철근이 제 몫을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폭과 간격이다. 같은 철근량이라도 굵은 철근 몇 가닥을 성기게 넣으면 넓은 균열이 드문드문 생기고, 가는 철근을 촘촘히 넣으면 가는 균열이 여러 곳으로 흩어진다. 물과 염분은 넓은 균열을 따라 훨씬 빨리 들어간다.
철근 바깥을 감싼 콘크리트 두께가 피복이다. 피복은 물과 이산화탄소, 화재의 열이 철근에 닿는 시간을 늦추고 부착력이 제대로 나오게 한다. 노출 조건과 부재 종류에 따른 최소 피복두께는 KDS 14 20 50(콘크리트구조 철근상세 설계기준)이 정하며, 흙에 묻히거나 외기에 닿는 부재일수록 두껍게 요구한다.
오래된 건물에서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가고 녹슨 철근이 드러나는 것은 대개 중성화 때문이다. 공기 중 이산화탄소가 표면부터 스며들어 알칼리성을 떨어뜨리고, 그 경계가 철근 위치에 닿으면 부동태 피막이 깨져 녹이 슨다. 녹은 원래 철보다 부피가 커서 바깥 콘크리트를 밀어낸다. 중성화 깊이는 경과 시간의 제곱근에 비례한다고 보는 식(x = A√t)이 널리 쓰인다. 20년 만에 10mm가 진행된 콘크리트라면 깊이 15mm에 닿는 시점은 20×(15÷10)² = 45년, 30mm에 닿는 시점은 20×(30÷10)² = 180년이다. 같은 콘크리트라도 피복을 15mm밖에 확보하지 못한 부재와 30mm를 확보한 부재의 수명이 네 배 차이 나는 셈이다.
현장에서 피복과 균열 제어가 무너지는 순간
- 스페이서가 빠지거나 작업자에게 밟혀 넘어가면 철근이 거푸집에 붙어 피복이 0에 가까워진다. 타설 전에 받침 간격과 높이를 확인한다.
- 진동기를 한 자리에 오래 대면 굵은골재가 가라앉고 표면에 물과 페이스트만 남는다. 반대로 다짐이 모자라면 곰보가 생겨 도면상 피복두께가 실제로는 성립하지 않는다.
- 타설 직후 바람과 햇볕에 표면이 마르면 가는 소성수축균열이 그물처럼 생긴다. 살수나 양생포로 표면을 적셔 둔다.
- 이어 치는 면에 레이턴스와 먼지가 남아 있으면 그 줄을 따라 물이 새고, 새는 물이 철근 부식을 앞당긴다.


참고 문헌
자주 묻는 질문
콘크리트 속에 철근을 넣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콘크리트가 잡아당기는 힘에 약하기 때문입니다. 콘크리트의 인장강도는 압축강도의 10분의 1 안팎이어서, 인장에 강한 철근을 속에 묻어 늘어나는 쪽의 힘을 맡기고 눌리는 쪽은 콘크리트가 맡게 합니다.
철근을 많이 넣을수록 건물이 더 튼튼해지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철근을 지나치게 넣으면 압축 쪽 콘크리트가 먼저 부서져 처짐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무너집니다. 너무 적어도 금이 가는 순간 철근이 끊어지므로 설계기준은 휨부재의 철근량에 하한과 상한을 함께 둡니다.
철근콘크리트에 균열이 있으면 잘못 지은 건가요?
균열 자체는 피할 수 없습니다. 인장 쪽 콘크리트가 갈라져야 철근이 제 몫을 하기 때문이며, 문제는 폭과 간격입니다. 가는 철근을 촘촘히 넣으면 가는 균열이 여러 곳으로 흩어지고, 물과 염분은 넓은 균열을 따라 훨씬 빨리 들어갑니다.
피복두께가 얇으면 건물 수명이 얼마나 줄어드나요?
크게 줄어듭니다. 중성화 깊이가 경과 시간의 제곱근에 비례한다고 보면, 20년에 10mm 진행된 콘크리트는 15mm에 45년, 30mm에 180년 만에 닿아 수명이 네 배 차이 납니다. 최소 피복두께는 KDS 14 20 50이 정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