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물 외벽을 돌로 마감하면 콘크리트나 벽돌과는 다른 묵직한 질감과 내구성을 얻는다. 그러나 석재를 어떤 방식으로 구조체에 붙이느냐에 따라 하자 위험, 시공 속도, 공사비, 유지관리 난이도가 크게 갈린다. 크게는 모르타르로 붙이는 습식(濕式)과, 금속 철물로 매다는 건식(乾式)으로 나뉘고, 건식은 다시 앵커식·유닛(백프레임)식·오픈조인트·GPC(선부착) 방식으로 세분된다. 층수와 입면, 예산, 단열 요구, 기후 조건에 따라 정답이 달라지므로, 설계 초기에 공법을 정해 두어야 상세도와 물량, 안전계획이 어긋나지 않는다. 이 글은 각 공법의 원리와 부재, 대표적인 하자, 그리고 선택 기준을 정리한다.
■ 습식과 건식, 무엇이 다른가
가장 큰 갈림길은 돌 뒤를 모르타르로 채우느냐, 비워 두느냐이다. 습식은 석재와 구조체 사이를 시멘트 모르타르로 뒤채움(뒤사춤)하고 연결철물(緊結)로 보강해 일체화한다. 저층·저비용 공사나 바닥·저층부 징두리에 주로 쓰이지만, 모르타르에서 나온 수분·염분이 돌 표면으로 배어나오는 백화(白華)와 겨울철 동결융해에 취약하다. 건식은 모르타르 없이 스테인리스 앵커·파스너로 돌을 매달고 뒤에 공기층(공동)을 두는 방식이라 백화가 원천적으로 없고 자중이 가벼우며 공기가 짧다. 오늘날 중·고층 외벽은 사실상 건식이 표준이다.
| 구분 | 습식(모르타르 뒤채움) | 건식(앵커 긴결·논그라우팅) |
|---|---|---|
| 고정 원리 | 모르타르 뒤사춤 + 연결철물 | 스테인리스 앵커·파스너로 매달기(뒷면 공기층) |
| 적용 부위 | 주로 3층 이하 저층부·바닥·징두리 | 중·고층 외벽 전반 |
| 석재 두께 | 비교적 두껍게, 뒤채움 공간 필요 | 대체로 30mm 이상 판재 |
| 백화 위험 | 높음(모르타르 수분·염분) | 거의 없음 |
| 동결융해 | 취약(뒤채움 흡수수 결빙) | 공기층 배수로 유리 |
| 자중·공기 | 무겁고 양생 시간 필요 | 가볍고 공기 단축 |
| 유지·보수 | 부분 보수 어려움, 탈락 시 위험 | 부재 단위 교체 상대적 용이 |
습식이라도 접착 몰탈이나 에폭시만으로 돌을 ‘붙이기만’ 하고 하중 전달·신축을 고려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 접착력이 떨어지면서 통째로 탈락할 수 있다. 저층 외에서 습식을 쓸 때도 연결철물과 신축줄눈은 반드시 병행한다.

■ 건식 공법의 네 갈래
건식은 ‘돌을 무엇으로, 어디에 매다느냐’에 따라 나뉜다. 실무에서는 아래 네 가지가 대표적이다.
| 공법 | 고정 방식 | 특징 |
|---|---|---|
| 앵커식(파스너 긴결) | 구조체에 앵커볼트로 파스너(화스너)를 고정하고, 돌 상·하단에 낸 촉구멍에 핀을 꽂아 매단다 | 가장 보편적. 층별로 하중을 나눠 받음. 오차조정 쉬운 더블 파스너를 주로 사용 |
| 백프레임(유닛)식 | 공장에서 알루미늄·강재 프레임에 여러 장의 돌을 미리 조립해 유닛으로 만들고, 현장에서 층별로 매단다 | 현장 작업 최소화·품질 균일·공기 단축. 커튼월과 유사. 초기 상세·물류 부담 |
| 오픈조인트 | 줄눈을 실런트로 막지 않고 열어 두고, 등압(等壓) 공간과 뒤쪽 기밀막으로 빗물을 막는다 | 실런트 오염·열화 없음, 결로·누수에 강함. 상세 설계 난도 높음 |
| GPC(선부착 PC판) | 공장에서 얇은 화강석 판을 배열하고 뒷면에 고정철물을 심은 뒤 콘크리트를 타설해 일체 패널로 만들어 시공 | 얇은 돌 사용·초고층 유리·안전성↑. 부분 보수 곤란, 대형 양중장비 필요 |
앵커식 안에서도 돌에 촉구멍을 뚫는 꽂음촉(다월), 옆면에 홈을 파 끼우는 커프(kerf), 뒷면을 역경사로 파는 언더컷 방식이 있으며, 국내에서는 꽂음촉식이 가장 널리 쓰인다. 상·하 석재를 하나의 촉으로 함께 무는 공통촉과, 각 판을 독립 촉으로 고정하는 슬라이드(single) 방식으로도 나뉜다.
■ 알아 둘 부재와 용어
- 앵커·파스너(fastener) — 구조체에 박아 돌을 매다는 금속 철물. 부식되면 곧 탈락으로 이어지므로 스테인리스(STS 304 이상)를 쓴다.
- 촉·연결핀 — 파스너와 석재를 잇는 핀. 돌 상·하단 촉구멍에 끼워 하중을 받는다. 촉구멍 깊이가 얕으면 빠질 수 있다.
- 세팅(심)패드 — 상부 돌의 무게가 하부 돌로 눌려 전달되지 않도록 사이에 끼우는 완충재. 판과 판 사이 약간의 간격을 확보한다.
- 백업재·실런트 줄눈 — 밀폐형(코킹) 방식에서 줄눈 깊이를 잡아 주는 백업재 위에 실런트를 쏘아 방수·신축을 담당한다. 실런트는 자외선·오염으로 열화하므로 주기적 재시공이 필요하다.
- 오픈조인트(등압 원리) — 줄눈 바깥과 뒤쪽 공기층의 기압을 같게 만들어, 빗물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압력차 자체를 없애는 방식. 레인스크린(외피)·공기방·기밀막·플래싱으로 구성된다.
- 백프레임 — 여러 장의 돌을 미리 붙여 유닛화하는 뒤쪽 골조. 각파이프·H형강(수직)과 C·L형강(수평)으로 짠다.

■ 석재 종류와 마감, 두께·규격
외장에 쓰는 천연석은 대체로 셋으로 나뉜다. 화강석은 단단하고 흡수율이 낮으며 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외벽·바닥에 가장 널리 쓴다. 대리석은 무늬가 아름답지만 산성비·오염에 약하고 강도가 낮아 외부보다 실내에 적합하다. 라임스톤(석회석)은 가공이 쉽고 단색의 차분한 질감을 내지만 흡수율이 높아 외장 적용 시 발수·배수 처리에 신경 써야 한다.
표면 마감으로 질감이 달라진다. 고온 화염으로 표면을 벗겨 거칠고 미끄럼에 강한 버너구이, 정으로 잘게 쪼는 잔다듬, 갈아서 광을 내는 물갈이(연마), 굵게 쪼는 혹두기 등이 있다. 보행 바닥·저층부에는 미끄럼에 강한 버너구이를, 매끈한 입면에는 물갈이를 많이 쓴다.
두께는 건식 외장 기준 30mm 이상을 표준으로 본다(하중·안전상). 판재 규격은 300×600, 400×600, 600×600, 600×1200 등이 흔하고, 두께는 20T·30T·50T처럼 밀리미터로 표기한다. 판이 클수록 자중과 풍하중 부담이 커지므로 앵커 간격·개수를 그에 맞춰 설계한다.
■ 하자와 주의사항
- 백화(efflorescence) — 습식 뒤채움의 수분·염분이 돌 표면으로 배어나와 흰 얼룩을 남긴다. 건식 전환·배수 처리로 예방한다.
- 동결융해 — 줄눈·뒤채움에 스민 물이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접착력을 떨어뜨리고 돌을 들뜨게 한다. 배수·발수와 공기층 확보가 핵심이다.
- 탈락(들뜸) — 부식된 철물, 얕은 촉구멍, 에폭시 단순 접착, 신축이음 부재로 인한 응력 집중이 겹치면 돌이 통째로 떨어진다. 고층에서는 인명 사고로 직결된다. 기계적 연결(앵커)과 녹막이, 층간 변위 흡수가 필수다.
- 풍하중·지진 — 판이 클수록 풍압이 커지고, 지진 시 층간 변위가 줄눈·촉에 집중된다. 상·하 판 사이 간격과 신축줄눈으로 변형을 흡수해야 한다.
- 줄눈 열화·누수 — 실런트는 시간이 지나면 갈라지고 떨어져 빗물이 스민다. 정기 점검으로 재코킹 시점을 놓치지 않아야 하며, 근본적으로는 오픈조인트가 이 문제에서 자유롭다.
- 세정·유지관리 — 오염·이끼는 돌 종류에 맞는 세정제로 관리하고, 강산 세정은 대리석·라임스톤을 상하게 하므로 피한다.
■ 공법 선택 기준
층수가 낮고 예산이 빠듯한 저층 근생·주택 저층부라면 습식 또는 앵커식으로 충분하다. 중·고층 외벽은 자중과 안전, 백화 방지 때문에 건식 앵커식이 기본이 되고, 공기를 줄이고 품질을 균일하게 하려면 백프레임(유닛)식이나 GPC가 유리하다. 결로·누수 위험이 큰 입면이나 실런트 오염을 피하고 싶은 고급 입면에는 오픈조인트가 강하다. 외단열을 함께 두는 경우에는 단열재와 석재 사이 공기층·배수 경로를 반드시 확보해, 단열 뒤에 물이 갇히지 않게 한다. 예산·공기·안전·단열·유지관리 중 무엇을 우선하느냐에 따라 조합이 달라진다.
■ 눈여겨볼 것
석재 외벽의 성패는 ‘돌의 품질’보다 ‘어떻게 매달고 어떻게 물을 처리했느냐’에서 갈린다. 아무리 좋은 화강석이라도 철물이 녹슬거나 촉구멍이 얕거나 신축이음이 없으면 몇 해 못 가 들뜨고 떨어진다. 반대로 값이 중간인 돌이라도 스테인리스 앵커, 충분한 촉 깊이, 층별 하중 분산, 배수 경로가 지켜지면 수십 년을 버틴다. 그래서 견적서에서 돌 단가만 볼 게 아니라, 철물 사양(STS 등급)과 파스너 형식, 줄눈·신축 상세, 배수 처리가 도면에 명확히 적혀 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 이런 분께 도움이 됩니다
- 외벽 마감을 고민하는 건축주 — 습식·건식과 세부 공법에 따라 공사비와 하자 위험이 크게 달라지므로, 층수와 예산에 맞는 방식을 미리 정할 수 있다.
- 소규모 건물 설계·시공 실무자 — 앵커 사양과 줄눈·신축 상세, 배수 경로를 초기 도면에 반영해 탈락·누수 하자를 예방할 수 있다.
- 기존 석재 외벽의 유지관리 담당자 — 백화·줄눈 열화·들뜸의 징후를 알아 재코킹·보수 시점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참고
공법과 철물 사양은 건물 높이, 석재 종류·두께, 지역 기후, 관련 시방서에 따라 달라진다. 실제 설계·시공에서는 구조·풍하중 검토와 함께 표준시방서(석공사)와 제조사 상세를 확인하고, 고층이거나 판이 큰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 구조·외장 엔지니어와 담당 건축사의 검토를 거치는 것이 안전하다.
공식 참고 자료 및 적용 범위
이 글은 외벽 석재 공법의 기본 차이를 설명합니다. 실제 공법 선정과 정착·배수·내풍압·안전 요건은 석재·건물 높이·구조 조건·설계도서 및 시방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 기관은 확인일 기준의 공식 국가건설기준·정책 정보 경로입니다. 실제 설계·시공 판단 전에는 해당 공종의 최신 KDS·KCS, 자재 성능자료, 설계도서와 시방서를 함께 확인하세요.
확인일: 2026-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