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은 2026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18조 2,714억 원으로 2위에 올랐고, 지난해 공사실적은 건축 9조 3천억 원과 아파트 7조 원으로 두 부문 모두 1위였다. 이 회사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1970년 개통한 경부고속도로와 1976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이다. 주베일 공사의 계약액 9억 3천만 달러는 당시 우리 정부 예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였고, 육상과 해상 공정을 한꺼번에 수행하면서 해양 시공 기술을 확보한 계기가 됐다. 서산 간척 사업에서는 1984년 수명이 다한 유조선을 가라앉혀 거센 물살을 막는 방식으로 끝막이 공사를 마쳤고, 사업 전체는 1995년 완공됐다. 토목과 건축, 해외 플랜트를 함께 끌고 온 이력이 지금의 순위로 이어진 셈이다.
— 여기서 눈에 띄는 것
이 회사를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순위 자체보다 사업 구성이 한쪽으로 쏠려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건축과 아파트 실적이 모두 1위인데, 그 뿌리에는 고속도로와 해외 플랜트가 있다. 국내 주택 경기가 꺾여도 해외 토목·플랜트가 받치고 그 반대도 성립하는 구조다. 건설업이 경기를 크게 타는 업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구성 자체가 하나의 전략이다.
주베일 산업항이 특별한 이유도 계약 금액보다 없던 것을 만들어야 했다는 데 있다. 바다에서 구조물을 앉히는 공사를 해 본 적이 없는 상태에서 장비와 인력, 공법을 새로 갖춰야 했다. 이때 확보한 해상 시공 능력이 이후 해외 항만과 해양 플랜트 수주로 이어졌다.
서산 간척의 유조선 물막이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물살이 거세 흙과 돌을 부어도 쓸려 나가는 구간에서, 수명이 다한 배를 가라앉혀 임시 물막이로 삼고 그 뒤에서 작업했다. 특별한 신기술이라기보다 현장 조건에서 나온 판단이었고, 그런 대응이 쌓인 것이 이 회사의 이력이다.
□ 입장별로 보면
- 주택 공사를 맡기려는 건축주 — 시공능력평가 상위 업체는 대개 대규모 공사를 맡는다. 단독주택이나 소규모 건물이라면 이 순위표는 참고 자료가 아니다. 해당 규모의 시공 경험이 있는 업체를 따로 찾아야 한다.
- 건설사 취업 준비생 — 사업 구성이 넓다는 것은 배치되는 부서에 따라 경력이 크게 달라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토목·건축·플랜트 중 어디를 지원하는지가 5년 뒤를 가른다.
- 건축·토목 전공 학생 — 해외 현장은 지금도 인력 수요가 있는 영역이다. 어학과 계약·클레임 관리에 관심을 붙여 두면 선택지가 넓어진다.
— 마지막으로
시공능력평가는 매년 7월 말 공시되고 8월 1일부터 1년간 유효하다. 순위는 공공공사 입찰 자격과 도급 한도를 정하는 기준이며, 대한건설협회 누리집에서 업종별 전체 순위를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