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로와 곰팡이 – 온도차가 만드는 하자, 원인과 예방

결로와 곰팡이 – 온도차가 만드는 하자, 원인과 예방

겨울 아침 유리창 안쪽에 맺힌 물방울, 벽지 구석에 번지는 검은 얼룩. 결로와 곰팡이는 신축 아파트든 오래된 주택이든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흔한 하자이자, 입주 초기 분쟁의 단골 소재이기도 하다. 단순히 "환기를 안 해서" 생기는 문제로 치부되기 쉽지만, 실제로는 온도차·습도·단열성능이 맞물린 물리현상이다. 원리를 이해하면 어디서 왜 생기는지, 그리고 무엇으로 막을 수 있는지가 분명해진다. 결로란 무엇인가 공기는 온도에 따라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이 다르다. 같은 양의 수분을 포함한 공기라도 온도가 낮아지면 상대습도가 올라가고, 어느 지점에 이르면 수증기가 더 이상 공기 중에 머물지 못하고 물방울로 응축된다. 이때의 온도를 노점온도(露點溫度, dew point)라고 한다. 건물…
특별건축구역 – 도시경관과 건축기술을 위한 건축기준 완화 제도

특별건축구역 – 도시경관과 건축기술을 위한 건축기준 완화 제도

같은 대지라도 건폐율·높이 제한·부설주차장 기준을 정해진 대로만 적용하면 창의적인 설계가 나오기 어려운 사업이 있다. 특별건축구역은 이런 경우를 위해 건축법이 마련해 둔 예외 장치다. 국토교통부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도시경관을 살리거나 건축기술 수준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구역을 지정하면, 그 구역 안에서는 조경·건폐율·높이 제한 같은 일반 건축기준의 일부를 적용하지 않거나 완화해서 적용할 수 있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를 비롯한 여러 신도시·공공사업지구가 실제로 이 제도로 지정된 바 있다. 이번 글에서는 특별건축구역의 법적 근거와 지정 절차, 실제로 완화되는 건축기준, 지정 사례, 그리고 용도지역·지구단위계획과의 차이를 정리한다. 특별건축구역이란 - 건축법 제69조의 정의 특별건축구역은 건축법 제69조에 근거를 둔 제도다. 조화롭고…
사그라다 파밀리아 – 144년째 짓고 있는 가우디의 성당, 2026년 중앙탑이 완성되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 144년째 짓고 있는 가우디의 성당, 2026년 중앙탑이 완성되다

2026년 6월 1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하늘 아래에서 안토니 가우디가 세상을 떠난 지 정확히 100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리고 같은 해, 그가 평생을 바친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의 가장 높은 탑, '예수 그리스도의 탑'이 외부 공사를 마쳤다. 1882년 첫 삽을 뜬 지 144년 만이다. 아직 완전한 준공은 아니지만, 성당의 상징이었던 미완성 크레인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이 건축물을 다시 들여다볼 시점이다. ■ 처음부터 가우디의 것은 아니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1882년 건축가 프란시스코 델 비야르가 신고딕 양식으로 설계를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이듬해 비야르가 물러나면서 당시 31세였던 안토니 가우디가 공사를 넘겨받았고, 그는 원안을 사실상 백지화한 뒤 자신만의…
옥상 태양광 패널과 벽면 녹화가 적용된 친환경 오피스 건물

G-SEED(녹색건축인증제) – 건축물의 친환경 성능을 인증하는 제도

건물 하나를 두고 "친환경적으로 지었다"는 말은 누구나 쓸 수 있지만, 그 말을 숫자와 등급으로 바꿔 공인해 주는 제도는 따로 있다. G-SEED(Green Standard for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녹색건축인증제)는 건축물이 대지에 들어설 때부터 다 쓰고 철거될 때까지 전 생애 동안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항목별로 점수화해 등급을 매기는 국가 인증 제도다. 단열이나 태양광처럼 에너지 하나만 보는 인증이 아니라 토지 이용, 자재, 물, 실내 환경까지 건축물을 둘러싼 여러 측면을 한꺼번에 평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름에 '녹색'이 붙어 있어 자칫 캠페인성 표어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심사원이 도면과 시공 서류를 항목별로 확인해 점수를 매기고 그 결과에 세제…
사막에 대형 콘크리트 관을 매설하는 건설 현장

대우건설이 남긴 기록 – 리비아에서 푸르지오까지

2026년 시공능력평가에서 대우건설은 9조 9,249억 원으로 5위에 올랐다. 1위 삼성물산(34조 8,785억 원), 2위 현대건설(18조 2,714억 원), 3위 GS건설(11조 668억 원), 4위 현대엔지니어링(11조 53억 원)에 이은 순위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지켜온 3위 자리를 GS건설에 내주고 두 계단 내려온 결과지만, 이 회사의 역사는 순위표 한 줄로 설명하기 어렵다. 대우건설은 1973년 김우중 대우그룹 창업주가 도급순위 604위의 영세업체였던 영진토건을 인수하며 시작됐다. 그해 8월 1일 상호를 대우건설 주식회사로 바꾸고, 이듬해에는 다시 대우개발로 이름을 고쳤다. 국내 건설사 대부분이 국내 발주 물량에 의존하던 시절, 대우는 처음부터 해외로 눈을 돌렸다. 1976년 해외건설업 면허를 딴 뒤 같은 해…
기존은 회색, 철거는 파선, 신설은 실선으로 표현한 개념 다이어그램

Revit 단계(Phasing)와 철거 뷰 – 리모델링 모델에서 기존·철거·신설을 구분하는 법

리모델링 프로젝트의 모델을 열어 보면 신축 프로젝트에서는 없던 질문이 생긴다. 이 벽은 그대로 두는 벽인가, 뜯어낼 벽인가, 아니면 새로 세우는 벽인가. 도면 위에서는 기존·철거·신설을 해칭이나 색으로 구분해 그리면 그만이지만, 모델 안에서 이 세 가지를 구분하지 않고 작업하면 문제가 생긴다. 물량산출을 돌리면 철거할 벽과 남길 벽이 같은 벽으로 잡히고, 평면도 한 장에 기존 상태와 완공 후 상태를 동시에 표현해야 하는데 어느 뷰에서 무엇을 보여줄지 정할 방법이 없다. Revit은 이 문제를 도면 표현이 아니라 모델의 속성으로 풀도록 설계돼 있다. 모든 요소에는 언제 만들어졌고 언제 철거됐는지를 나타내는 단계(Phase) 값이 있고, 이 값을 뷰의…
건물 기둥 하부에 설치된 고무·강판 적층 면진 베어링 클로즈업

면진구조와 제진구조 – 지진에 대응하는 두 가지 구조방식

경주·포항 지진 이후 신축 건물의 "내진설계"라는 말은 익숙해졌지만, 뉴스에 종종 등장하는 면진과 제진은 여전히 헷갈립니다. 셋 다 지진에 대응하는 기술이라는 점은 같지만, 지진의 힘을 다루는 방식은 서로 다릅니다. 내진이 "버티는" 전략이라면, 면진과 제진은 각각 "피하는" 전략과 "삼키는" 전략에 가깝습니다. 내진, 면진, 제진 — 세 가지 다른 접근 내진구조는 철근콘크리트 전단벽이나 튼튼한 골조처럼 구조체 자체의 강도와 강성을 높여 지진력을 견디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입니다. 반면 면진구조(Base Isolation)는 기초와 상부구조 사이에 지진력을 끊어내는 장치를 두어, 땅의 흔들림이 건물에 전달되는 양 자체를 줄입니다. 제진구조(Damping System)는 건물 안이나 골조 곳곳에 별도의 장치를 설치해 진동 에너지를…
콘크리트 슬래브 표면에 시공줄눈을 흙손으로 마감하는 작업자

시공줄눈과 신축줄눈 – 언제 어디에 넣어야 하나

콘크리트 골조 현장에서 "줄눈"이라는 말을 들으면 다들 아는 척하지만, 막상 시공줄눈과 신축줄눈을 구분해서 설명해 보라고 하면 말문이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 다 콘크리트에 인위적으로 낸 이음매라는 점은 같지만, 왜 넣는지와 어디에 넣어야 하는지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 둘을 헷갈려서 시공줄눈 자리를 신축줄눈처럼 다루거나 반대로 처리하면, 준공 후 몇 년 안에 그 자리를 따라 균열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시공줄눈이란 무엇인가 시공줄눈(Construction Joint)은 이미 굳은 콘크리트에 새 콘크리트를 이어붓는 경계선입니다. 콘크리트를 한 번에 끝까지 타설할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하루에 동원 가능한 인력, 레미콘 공급 능력, 거푸집 조립 속도가 정해져 있어서…
인접한 두 단독주택 사이의 좁은 이격 공간을 위에서 본 항공사진

인접대지경계선과 이격거리 – 옆집과 얼마나 떨어져 지어야 하나

단독주택 신축이나 증축을 준비하면 꼭 한 번은 옆집과 실랑이가 붙습니다. "내 땅에 내가 짓는데 왜 붙여 지으면 안 되냐"는 건축주와 "담벼락 바로 옆에 벽을 세우면 우리 집 창문은 어떻게 되냐"는 이웃 사이의 다툼입니다. 건축허가를 받았으니 문제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인접대지경계선에서 얼마나 떨어져야 하는지를 정한 규정은 건축법 말고도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민법입니다. 인허가 서류에는 나오지 않는 이 규정을 몰라 준공 후 이웃에게 소송을 당하는 사례가 실제로 있습니다. 민법 제242조가 정하는 최소 거리 민법 제242조 제1항은 "건물을 축조함에는 특별한 관습이 없으면 경계로부터 반미터 이상의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반미터, 즉…
건축·엔지니어팀이 디지털 화면으로 건물 모델을 검토하는 모습

CDE(Common Data Environment) – ISO 19650이 정의하는 정보관리 협업 환경

여러 회사가 한 프로젝트의 BIM 모델을 나눠 만들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는 '지금 이 파일이 최신본인가'다. 이메일과 공유 폴더를 오가며 파일명 뒤에 v2_final_진짜최종 같은 접미사가 붙기 시작하면 이미 관리가 무너진 것이다. ISO 19650은 이 혼란을 막기 위해 프로젝트의 모든 정보 컨테이너가 거쳐야 할 단일한 환경, 곧 CDE(Common Data Environment, 공통데이터환경)를 표준으로 규정한다. 이 글에서는 CDE가 정의하는 정보 상태 체계와 그 배경, 실제로 쓰이는 플랫폼까지 정리한다. ■ ISO 19650이 정의하는 네 가지 정보 상태 ISO 19650은 CDE 안의 모든 정보 컨테이너가 항상 네 가지 상태 중 하나에 있어야 한다고 규정한다.…